벤투 감독과 손흥민. 제공 | 대한축구협회

[두바이=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예상 외 신승을 거두면서 손흥민 생각이 더 날 법했다.

한국은 7일 UAE 두바이 알 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19년 UAE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후반 22분 황의조의 결승포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필리핀전은 소득과 과제를 동시에 안겼다. C조 최약체를 맞아 어쨌든 이기고 승점 3을 챙겼으나 낙제점 수준의 패스 플레이와 동남아 선수들 앞에서 통하지 않는 개인기는 상대 밀집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하는 모습으로 이어졌다. 후반 중반 황인범과 이청용이 연속 투입되고, 이청용~황희찬~황의조로 이어지는 연계플레이가 적중하면서 이겼다.

한국은 현재 총 23명의 최종엔트리 중 22명을 꾸려 싸우고 있다. 남은 한 명이 바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절정의 골감각을 드러내고 있는 손흥민이다. 필리핀전은 결국 한국 대표팀에 손흥민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일깨운 90분이었다. 손흥민이 없다보니 한국은 상대 수비 2~3명을 몰고 다닐 선수도, 답답할 때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골을 해결할 선수도 부족했다.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도 필리핀전 직후 밀집수비 격파 해법을 찾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손흥민 공백을 잊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은 우리 플레이 스타일에서는 상당히 큰 역할을 할 선수”라며 “문전에서 상대를 무너뜨릴 선수다. 그가 그런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차출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이 한 약속에 따라 오는 14일 UAE에 도착, 조별리그 3차전 중국전부터 뛸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이 3차전 중국전부터 도와주길 기대한다”며 “중요한 것은 키르기스스탄과 2차전에서도 손흥민의 공백이 있지만 우리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손흥민을 여차하면 중국전부터 쓰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손흥민은 오는 9일 첼시와 리그컵 준결승 1차전, 14일 맨유와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를 마치고 대표팀에 합류한다. 벤투 감독은 이미 그가 없는 2차전, 그가 물리적으로 뛸 수 있는 3차전을 머리 속에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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