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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경기는 졌지만 매너에서는 이겼다. 베트남 대표팀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이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과의 신경전에서 매너 있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베트남과 이란은 1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D조 2차전에서 0-2로 졌다.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 평가받은 두 팀의 맞대결은 이란이 공격수 아즈문의 2골로 완승을 따냈다.
문제의 장면은 전반 19분 나왔다. 이란이 공격 상황에서 데자가의 크로스를 타레미가 헤딩 슛으로 연결하려다 베트남 수비수 응옥 하이와 충돌이 일어났다. 머리끼리 부딪히면서 응옥 하이가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주심은 달려와 타레미에게 경고를 줬고, 응옥 하이는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치료를 받았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반칙으로 인한 벤치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베트남 벤치에서 반칙에 대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이란 벤치와 설전이 벌어졌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이 강하게 항의하는 베트남 벤치를 바라보면서 두 팔을 벌려 “무엇이 잘못됐느냐”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자칫 잘못하면 양 팀 벤치간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긴장감이 흘렀다.
하지만 케이로스 감독의 도발에도 박항서 감독은 차분하게 대응했다. 더 이상의 소모적인 신경전을 피하자는 차원이었다. 박 감독은 코치진에게 자제하라는 사인을 보낸 뒤 케이로스 감독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러자 케이로스 감독도 박 감독에게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화답하면서 상황이 정리됐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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