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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후반기 판도는 한국도로공사에 달렸다.
한국도로공사는 유난히 긴 휴식기를 보낸다. 현재 V리그는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했는데 한국도로공사는 무려 19일을 쉬고 5라운드 첫 일정을 시작한다. 4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지난 12일 치렀는데, 5라운드 첫 경기를 30일 홈에서 갖는다. 3주 가까이 푹 쉬었다가 후반기에 들어간다. 선두권에서 경쟁하는 흥국생명은 8일,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은 나란히 9일을 쉰다. 하위권의 KGC인삼공사는 8일, 최하위 현대건설 14일간 휴식기를 갖는다. 한국도로공사보다 길게 쉬는 팀은 없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이번 시즌 경기 일정은 지난 시즌 도중 확정됐다. 팀명이 아니라 1~6위 순위를 기입하고 경기 일정을 짰다. 당시에는 최종 순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특정 팀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는 아니다. 수요일에 두 경기가 열리고, 토일에 경기가 집중되다 보니 모든 팀들에게 균등한 휴식일을 부여하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로 시즌 중에도 팀별로 경기와 경기 사이 휴식일이 천차만별이다. 이틀 쉬고 경기에 나설 때도 있고, 4~5일을 푹 쉴 때도 있다.
한국도로공사에겐 꿀맛 같은 휴식이다. 한국도로공사는 베테랑이 유난히 많은 팀이다. 1980년대생이 아예 없는 GS칼텍스도 있지만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이효희(1980년생) 정대영(1981년생) 임명옥(1986년생) 배유나(1989년생) 같은 선수들이 팀의 주축이다. 체력 면에서는 불리한 게 사실이다. 휴식기를 잘 활용하면 선수들이 체력을 회복해 후반기 반격을 노릴 수 있다.
그런데 한국도로공사가 다른 팀보다 오래 쉰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오래 쉬어 경기 감각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4라운드 마지막 두 경기서 연승을 거뒀다. 흥국생명과 GS칼텍스를 연속으로 잡으며 좋은 흐름을 탔다. 19일간의 휴식이 오히려 분위기에 방해가 될 수 있다. 한 배구 관계자는 “휴식기가 너무 길어지면 지도자가 오히려 부담을 갖기도 한다. 한둑도로공사가 유난히 오래 쉰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분위기가 아닌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국도로공사 경기력에 따라 선두권 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여자부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선두 흥국생명이 승점 41점, 2위 GS칼텍스가 40점을 기록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36점, 한국도로공사가 33점으로 뒤를 잇는다. 1~4위가 큰 차이없이 싸우고 있다. 아직 봄 배구에 누가 갈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4위인 한국도로공사가 4라운드 막판 분위기를 이어 상승세를 타면 선두권 판도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한국도로공사의 휴식기가 중요한 이유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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