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다이아몬드 리조트 2라운드
지은희가 LPGA 투어 왕중왕전이자 2019시즌 개막전 정상에 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사진제공 | LPGA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US오픈 우승을 했던 2009년보다 지금 멘털이 더 좋다!”

태극낭자군단의 맏언니 지은희(33)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왕중왕전이자 2019시즌 개막전 정상에 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선언했다. 13년째 투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베테랑인 그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의 포시즌 골프클럽(파71·6645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개막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120만 달러) 마지막 날 1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지은희는 2위 이미림(29)을 2타 차로 제치고 시즌 첫 우승이자 LPGA 투어 통산 5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18만 달러(약 2억원)다.

현재 L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 맏언니인 지은희는 지난 2004년 LPGA투어에 데뷔했다. 그는 2008년 웨그먼스 LPGA에서 첫 우승을 달성하고, 2009년엔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까지 제패하며 첫 번째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이후 갑자기 찾아온 슬럼프에 무려 8년이나 무승에 허덕였다. 혹독한 그 시절을 꿋꿋하게 버틴 그는 단 한번도 풀시권을 잃은 적이 없었다. 그리고 2017년 10월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3025일 만에 우승의 감격을 누리며 마음고생을 털어버렸다. 뿐만이 아니다. 이번 대회까지 1년 3개월 사이엔 3승을 챙기며 30대에 찾아온 ‘제2의 전성기’를 만끽하고 있다. 다시 찾아온 전성기에 대해 그는 “지금 멘털은 US오픈 우승을 했던 2009년보다 좋다”는 말로 대신하기도 했다.

지은희의 이번 우승은 지난해 3월 KIA 클래식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기존에 박세리가 가지고 있던 LPGA 한국인 최고령 우승 기록도 다시 썼다. 현재 32세 8개월인 지은희는 지난 2010년 벨 마이크로 클래식에서 32세 7개월 18일의 나이로 정상에 올랐던 박세리(42)의 기록을 넘어섰다. 또한 이번 대회는 최근 두 시즌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만 출전할 수 있는 ‘왕중왕전’을 겸하고 있어 첫 우승컵을 들어올려 초대 챔피언의 영광도 안았다.

이날 1,2번홀 연속 보기로 출발이 좋지 않았던 지은희는 3,4번홀에서 연속 버디로 만회했지만 6번홀(파4)에서 다시 한 타를 잃고 우승경쟁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10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으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고 13번홀(파5)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승기를 잡았다. 경쟁자 리디아 고가 샷이 흔들리며 더블보기를 기록한 반면 지은희는 세번째 샷이 홀에 들어갈 뻔한 날카로운 샷으로 버디를 잡아 우승을 예감했다. 그리고 16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한국 선수의 개막전 우승은 2016년 퓨어 실크-바하마 클래식의 김효주(24) 이후 3년 만이다.

한편 지은희의 LPGA 투어 개막전 우승으로 한국낭자 군단은 5년 연속 ‘최다승 국가’와 최다승인 15승 돌파에도 청신호를 켜게 됐다. 한국은 2015년 15승, 2016년 9승, 2017년 15승, 지난해 9승 등 4년 연속 LPGA 투어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개막전 우승을 동력으로 다시 두 자릿수 우승 달성은 물론 최다승 기록까지 노려볼만하다. 박성현(26) 박인비(31) 유소연(29) 등 우승 후보들이 건재하고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1위인 이정은(23)도 가세하기 때문에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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