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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두바이=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일정상 아시안컵 우승으로 가는 첫 고비는 8강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3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끝난 바레인과의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어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카타르가 이라크를 90분안에 1-0으로 꺾고 한국의 8강전 상대로 확정됐다.

‘벤투호’는 8강전을 앞두고 회복이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부터 16강전까지 경기를 더해갈수록 휴식시간이 늘어나는 일정을 소화했다. 조별리그 1차전 이후 4일만에 2차전이 열렸고, 2차전에서 3차전까지는 5일의 시간이 있었다.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 뒤에는 16강이 6일 뒤에 열리기도 했다.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는 충분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16강까지의 일정이 좋았다.

하지만 8강전은 본선 이후 처음으로 3일만에 경기가 열리는 게 돼 체력관리가 승부의 변수로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익숙치 않은 경기 간격도 문제지만 바레인전에서 연장까지 120분 혈투를 벌인 점이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벤투 감독은 8강전을 대비해 바레인과의 맞대결에서 나름대로 교체카드 활용 계획을 세웠다. 예를 들어 지난 주말 가족행사로 인해 무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다녀온 이청용의 경우 선발출전 했지만 후반 중반에 교체 아웃을 시켜주면서 다음 경기를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전반 막판 황희찬의 선제골 이후 후반 중반까지 추가골이 나오지 않았고, 결국 바레인에게 동점골을 내주면서 연장까지 강행군을 소화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로테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지도자다. 베스트11이 정해지면 최대한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선수 기용을 해오고 있다. 아시안컵에서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이 합류한 뒤 열린 조별리그 3차전 중국전과 16강전 바레인전에서는 선발 11명 가운데 좌우 풀백 2명만 변화를 줬다. 주전 선수의 부상이나 슬럼프 등의 변수가 없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베스트 멤버를 밀고 가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스타일은 교체카드에서도 잘 나타난다. 주세종은 본선 4경기에서 모두 후반에 교체 투입됐고, 지동원은 조별리그 1차전을 제외한 3경기에서 조커로 출격한 바 있다.

16강 이후 70여시간만에 열리는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는 로테이션을 고려해봐야한다. 벤투호는 지난해 11월 호주 원정에서 출범 이후 처음으로 3일 간격의 경기를 소화한 바 있다. 당시 호주전(1-1무)에 나섰던 베스트11 가운데 이어진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4명의 멤버가 바뀌었지만 4-0 대승을 낚은 바 있다. 카타르전에서 어느정도 폭까지 변화를 줄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그동안 줄곧 중용했던 멤버들을 그대로 출전시키는 것에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이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그동안 고수했던 스타일을 잠시 접어둘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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