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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카타르전 숨은 열쇠는 정우영(30·알사드)이다.
정우영은 2019 아시안컵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 중 패스를 가장 많이 시도한 선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공식 기록에 따르면 정우영은 4경기서 총 430회 패스를 시도했다. 경기당 평균 107.5회에 달한다. 2위인 호주의 트렌트 세인스버리(377회)와 비교하면 차이가 꽤 크다. 한국에서는 수비수 김영권이 321회,김민재가 313회로 뒤를 잇는다. ‘벤투호’에서 정우영이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는 뜻이다. 축구기록분석업체인 비주얼스포츠 자료를 보면 정우영은 지난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도 111회 패스를 성공시켰다. 팀에서 유일한 세 자릿수 기록이다.
정우영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빌드업 중심에 있다. 김영권과 김민재 사이에서 공을 운반하는 작업을 담당한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짧은 패스를 통해 전진하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요구한다. 팀에서 공을 가장 많이 만지는 선수이기 때문에 정우영의 경기력에 따라 팀 전체 흐름이 달라지기도 한다. 정우영 패스의 질이 경기의 열쇠다. 기성용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에 정우영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정우영이 잘 풀리면 한국도 수월하게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반면 정우영이 난조에 빠지면 경기는 어려워진다. 실제로 바레인전에서 정우영은 몇 차례 쉬운 패스 미스를 범했다. 이로 인해 한국의 공격 흐름이 끊기고 상대의 공격을 허용하는 장면이 나왔다. 카타르전에서는 같은 실수가 나오면 경기는 어려워진다.
카타르의 경우 공격수들의 역습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정우영은 주로 3~4선에서 패스를 구사하기 때문에 공의 소유권을 내주면 한 번에 역습을 맞을 수 있다. 쉽게 실점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정우영의 패스 정확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정우영이 원래 모험적인 패스를 시도하는 선수는 아니다. 그러한 기능은 황인범이 주로 담당하기 때문에 정우영에게는 안정감이 필요하다.
동료들의 지원도 필요하다. 정우영이 패스의 시발점이기 때문에 공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서 적절하게 움직여야 한다. 줄 곳이 없으면 정우영이 패스 미스를 범하거나 백패스를 할 가능성이 커진다. 황인범 이청용 손흥민 등이 빈 공간을 선점해 패스를 받아야 정우영도 편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다. 팀 전체의 경기 효율도 올라간다.
정우영이 중요한 이유가 또 있다. 현재 카타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우영은 지난 해부터 카타르 명문 알사드에서 뛰고 있다. 카타르는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22명이 모두 카타르리그 소속이다. 그 중에는 정우영의 팀 동료도 9명이나 된다. 지난 이라크와 16강전에서는 알사드 소속 선수 7명이 선발로 출전했다. 경고누적으로 결장하는 압델카림 하산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은 한국전에서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현재 벤투호에서 정우영만큼 카타르를 잘 아는 선수는 없다. 정우영이 동료들에게 특징을 설명하고 대비한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우영이 4강으로 가는 열쇠를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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