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규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배우 진선규가 흥행배우의 면모를 과시하게 됐다.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 이후 영화계에서 입지가 달라진 그는 현재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극한직업’(이병헌 감독)의 주역 중 한명으로 가열찬 흥행 드라이브를 함께 하고 있다.

‘극한직업’은 마약반 형사들이 잠복근무를 하다가 치킨집을 위장창업하며 펼쳐지는 코믹 수사극. 여기서 진선규는 4차원 같은 캐릭터로 마약반 내 사고뭉치가 되기도 하지만 남다른 미각으로 치킨집을 대박나게 하는 레서피를 만들어내는 마형사 역으로 활약한다.

진선규는 “감독님과 캐릭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자기의 생각이 뚜렷하지만 누군가 싫어하는 눈빛을 보이면 바로 접을 수 있는 사람, 동네 조기축구회 가면 분위기 파악 잘 못하고 자기 생각 말했다가 아니다 싶으면 바로 접는 그런 느낌의 사람을 그려달라고 감독이 주문했다. 1차원적인 반응보다는 약간 일반적인 반응과는 다른 외적인 반응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마형사가 조금은 가볍고, 감정을 많이 안 주는 사람처럼 행동하다가 감정을 주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는 감정을 많이 주는 모습으로 그렸다. 예를 들면 마약반이 닭을 튀길 때, 보통보다 좀더 감정을 많이 담아서 연기했다”고 자신이 그린 캐릭터를 설명했다.

독특한 캐릭터 덕분에 누구보다 웃음을 많이 자아내게 한 진선규지만, 작정하고 웃긴 영화인 만큼 연기하는 동안은 동료배우들과 한치의 오차 없는 정교한 합으로 웃음을 만들어내야했다. 그는 “코미디가 개인적인 기량과 재치, 기술적인게 있을수 있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상황 때문에 어떤 한마디가 웃겨버리고 그 장면이 웃겨지는게 있더라. 포인트 포인트 대사들이 너무 웃기고 재밌다는 반응인데, 애드리브가 아니라 다 대본에 있던 장면”이라고 밝혔다.

진선규

‘범죄도시’로 인연이 깊은 윤계상의 연인 이하늬와는 극중 깜짝 키스신까지 펼쳤다. 그러나 감성적인 느낌은 전혀 없이 오롯히 코믹한 장면이었기 때문에 진선규는 “액션신이라고 생각한다. 하늬도 그렇게 생각한다. 긴장하거나 마음의 준비를 하거나 한게 전혀 없었다.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도 안했다”고 강조했다.

극중에서는 남다른 양념치킨 레서피를 개발하는데, 실제 진선규의 요리솜씨는 어떻게 될까 궁금했다. 그는 “극중 주특기가 닭 발골이라 수도 없이 연습을 하며 집에서 닭볶음탕을 많이 해먹었다”며 웃으면서 “실제로는 자취를 15년쯤 하니까 그래도 기본적인 건 다 조금씩 했었다. 결혼하고도 가끔씩 와이프에게 해주는데, 그러면 ‘요리는 해본 사람 같아’ 한다. 김치찌개, 미역국 등은 끓일 줄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실제 주특기라면 단팥죽이다. 어릴때부터 팥을 너무 좋아해서 어머니도 잘 해주시고, 그걸 어머니한테 배웠다. 겨울에는 와이프에게 동짓날 팥죽을 꼭 해줬다. 제가 먹어도 맛있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진선규

요리솜씨가 있는 만큼 가정적이기도 하다. 쉴때의 일상을 묻자 “육아”라고 주저없이 말하는 진선규는 “올해 딸이 7살, 아들이 4살이 됐다. 첫째는 이제 좀 컸지만 여전히 어리다. 촬영할 때는 지방에 많이 다니고 왔다갔다 하니까 촬영이 없을 때는 운동 한두시간 하는거 말고는 집에 있으면서 와이프 일을 도와주고 아이들과 놀아준다”고 말했다.

이어서 “남들처럼 하는 잡기가 없다. 총각때는 낚시를 좋아하긴 했는데 그런게 대충 없어지는것 같더라. 재미 없는 일상이다. 누가 뭐 배워보자 하면 ‘그래’ 말은 하지만, 실천으로는 잘 안 옮겨진다. 지금은 그냥 애들 보는게 행복하다”라며 육아 하는 일상을 다시 한번 이야기했다. “요즘 첫째가 ‘아빠 뭐 하자’ 하는게 줄었다. 선배들 말이 ‘곧 아빠하고의 관계가 친구들에게 옮겨가겠구나’ 한다. 그래서 둘째하고 잘 놀고 있다.(웃음)”

그동안 각종 영화에서 악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진선규가 ‘극한직업’을 계기로 선하고 편안한 사람 냄새를 제대로 풍기고 있다.

cho@sportsseoul.com

사진|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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