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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우석 전문기자] 시장할땐 시장에 끌린다. 뭐 하나 딱히 살 것 없어도 보는 재미로 따지자면 ‘장구경’만한 것이 없다. 재래시장만큼 지역민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은 없다.
예로부터 지금껏 지역 특화 먹거리와 특산품부터 온갖 소문과 정보까지, 시장에는 그 지역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모여 진열되는 곳이다. 대기업 마트의 편의성과 화려함에는 없는 것이 많이 녹아있는 덕에 이젠 여행자들이 시장을 찾는다.
소박하고 따뜻한 동네 시장과 맛집이 젊은 여행자를 불러모으고 있다. 서울관광재단이 설연휴와 겨울에 특히 더 분위기가 좋은 서울의 전통시장들을 꼽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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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왔니?
=영등포구 대림중앙시장은 영화 ‘범죄도시’의 배경으로 등장한 곳이다. 서울 속 차이나타운으로 알려진 곳이지만 영화에선 다소 ‘무서운 곳’으로 묘사돼 억울한 측면이 있다. 실제 대림중앙시장의 분위기는 밝고 활기차다. 20여년 전부터 인근 구로공단에서 일하는 중국인 노동자들이 대림동 일대에 몰려 살면서 자연스레 중국거리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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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역에서 중앙시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중국어 간판이 더 많다. 좌판에도 중국식 만두와 소시지, 연변 순대 등 다양한 중국음식들이 이색적이다. 말투도 낯설지만 ‘순간이동’으로 중국여행을 온 기분을 낼 수 있다. 맛있는 중국 음식을 하나씩 즐기며 먹거리 탐방을 하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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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볼거리=
문래 창작촌은 낡은 철공소 골목에 예술가들이 몰려들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일으킨 곳이다.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골목에 오랜 철공소가 남아있고 그 사이엔 예술공방과 트렌디 카페와 레스토랑이 섞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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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사계?=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은 아파트 단지와 지하철역 사이에 위치해 평일에도 찾는 사람이 많은 곳이다. 원래 이름인 남성시장을 2016년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테마로 브랜딩했다.(물론 여성도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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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쪽인 봄 구역은 공산품을 주로 판매다. 여름 구역은 전통시장의 역사를 잇는 길로 과일, 채소, 정육 등 식료품을 파는 점포가 늘어서 있다. 가을 구역은 아파트 단지로 가는 길목에 자리하여 간편한 먹거리들이 눈에 띄고, 겨울 구역은 차가운 바람 부는 날에도 즉석해서 끓여내는 뜨끈한 육수를 맛볼 수 있는 먹자골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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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사계시장에는 이른바 ‘인스타 성지’로 통하는 명물 떡집이 두 군데 있다. 팥 앙금과 버터를 이용해 달콤한 맛을 내는 백설기, ‘앙버떡’으로 유명한 정애맛담(민속떡집)과 고운 빛깔을 내면서도 인절미 특유의 쫀득한 식감에 부드러움을 더한 ‘사색 인절미’를 만드는 몰랑이수(떡사랑)이다.
▲인근 볼거리=국립서울현충원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순국한 이들이 안장된 국립묘지로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묘역도 자리하고 있다.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차분하게 산책하기에도 좋다. 봄이면 수양벚꽃이 만발하여 풍경이 특히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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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하시죠?=
서대문구 영천시장은 먹거리의 천국이라 불러도 좋을만큼 맛있는 음식을 많이 판다. 원래 안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냇가 위에 지어진 시장이다. 안산 약수가 질병을 낫게 하는 약효가 있대서 신령한 샘이란 뜻의 영천(靈泉)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영천시장은 규모는 작지만 과일부터 해산물까지 다양한 식자재를 판매할 뿐 아니라 문구점, 헌책방까지 시장 내에 함께 어우러져 있어 그야말로 없는 것이 없다. 도심과도 가까우면서 전통시장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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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배기며 떡볶이, 튀김 등 특유의 먹거리로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 층에도 인기가 높다. 특히 저렴한 가격에 양과 맛을 모두 사로잡는 꽈배기는 영천시장의 명물로 불티나게 팔린다. 반면 고급 식재료인 킹크랩과 로브스타를 파는 가게도 있다. 해산물 좋아하는 손님들이 일부러 찾아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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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볼거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들을 투옥하기 위해 만들었던 옛 형무소 건물을 활용, 1998년 11월 역사교육의 장으로 개관했다.
서대문독립공원 내에 있으며 3·1운동 직후 유관순 열사가 투옥되어 숨을 거둔 지하 옥사와 감시탑, 고문실, 역사전시관 등으로 구성됐다. 독방, 감옥, 사형장 등을 실감 나게 재현해 놓아 아이들의 역사체험코스로도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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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래 오랜시장=
은평구 연서시장은 은평구의 전통시장 중 가장 활발한 시장이다. 연신내역 바로 앞에 위치하기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물론 북한산을 오르는 등산객들로 북적인다. 미로처럼 형성되어 있는 시장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물건이며 사람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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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들을 연결하는 중앙의 먹자골목에는 생선이나 홍어회, 족발 등 고기류를 비롯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잔치국수며 김밥 등을 파는 가게들이 모여 있어 허기를 달래기에 부족함이 없다. 미니 광장시장 같다는 평. 명절 시즌에 가장 붐비는 점포는 단연 떡집이다. 장수떡집에서는 현미가래떡과 귀리현미가래떡을 만들어 파는데 귀리와 현미를 넣은 떡이라면 많이 먹어도 오히려 젊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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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볼거리=
은평한옥마을은 북한산 자락에 자리한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전통 한옥과 현대 주택의 장점을 혼합하여 만든 최신식 한옥을 둘러볼 수 있다. 북한산의 봉우리 아래 포근하게 자리하고 있는 한옥 마을의 모습 자체도 아름답지만 역사박물관, 문학관, 한옥 카페 등이 있어 나들이를 즐기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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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도 갈 수 있어요=
성동구 금남시장은 한국전쟁 이전부터 금호동에 터를 잡아 지금까지 이어져 온 오랜 역사의 시장이다. 도로를 따라 길게 점포들이 늘어섰고, 늘어선 점포 사이의 골목을 따라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금호동 일대가 재개발되어 전반적으로 많이 변했지만, 금남시장과 그 주변 풍경은 여전히 90년대 중후반의 느낌을 간직하고 있다.
옛 추억이 떠오르는 친근하고 따뜻한 풍경의 동네시장이다. 왕족발에 순댓국, 즉석 핫바 등 전통시장답게 다양한 먹거리들을 만날 수 있다. 떡집으로는 지장수를 이용해 떡을 만드는 백미당이 유명하다. 황토에 구덩이를 파 물을 붓고 기다린 후 입자들이 가라앉으면 위에 뜬 물만 건져내는 것을 지장수라 하는데 동의보감에도 나올 정도로 해독에 좋다고 전해진다.
▲인근 볼거리=응봉산은 서울에서 가장 먼저 개나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작은 바위산이지만 봄이면 산 전체를 노랗게 뒤덮은 개나리가 장관이다.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어 해발 94m 낮은 산이지만 풍경이 아주 좋다. 성수대교와 동호대교 일대의 한강 풍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등 전망이 끝내준다.
dem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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