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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컷 탈락했지만 도전 자체로 찬사가 이어졌다. ‘낚시꾼 스윙’으로 전 세계 골프계의 이목을 집중 시킨 최호성(46)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전을 9오버파로 끝냈다.
최호성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상금 760만 달러) 3라운드에서 5타를 더 잃었다. 버디 3개를 낚았지만 보기 4개를 적었고, 더블보기까지 두 차례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사흘간 합계 9오버파 224타를 적어 출전선수 156명 중 공동 138위에 머물렀다. 상위 60위까지 주어지는 최종라운드 진출권은 따내지 못했다. 한국인 선수 중에는 김시우가 공동 7위(9언더파 206타), 강성훈이 8언더파 207타로 공동 14위에 올라 최종라운드에 진출했다.
초청선수 자격으로 진출한 미국 무대에서 최호성은 “즐기려고 노력 중”이라는 얘기를 가장 많이 했다. 그만큼 긴장했다는 의미이고, 코스나 환경 분위기 등 모든 게 낯설다는 뜻이기도 했다. 자기최면 걸듯 “한국과 일본에서 뛰던 내가 모든 선수가 우승을 꿈꾸는 PGA 무대에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페블비치 프로암은 매 라운드 다른 코스에서 플레이하기 때문에 적응이 더 어려웠다. 특히 빠른 그린 스피드에 적응하지 못했는데 매 라운드 다른 그린에 오르다보니 경사를 읽는 것도, 속도를 점검하는 것도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3라운드에서도 파3인 5번과 17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적었다. 5번 홀에서는 네 타 만에 그린에 올렸고, 17번 홀에서는 퍼팅만 네 번 했다. 안정감에서 낙제 수준의 경기를 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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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최호성은 이번 대회 최고 스타 중 한 명이었다. 정석을 파괴하는 듯 한 폴로스루도 눈길을 끌었지만 성장환경 등에서 이른바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도 “정말 재미있다. 사람들이 그를 보면 즐거워할 것”이라는 조던 스피츠의 말을 인용하며 “많은 사람들이 최호성의 모든 움직임에 박수를 보냈다”고 전했다. 손가락이 절단된 사연과 뒤늦게 프로골퍼가 된 과정도 빼놓지 않았다. 유쾌한 겉모습 이면에 담긴 골프에 대한 열정과 도전의식에 찬사를 보냈다.
최호성은 “엄청 추운 날씨였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힘이 났다. 미국에 와서 많은 것을 경험했다. 언제든 불러만 주시면 고맙게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라운딩을 한 팀 동료들에게 골프 헤드커버를 선물로 줬다. 동반자들은 페블비치 티셔츠를 그에게 전했다. 최호성은 “우리 팀이 가장 멋진팀이라고 생각한다. 실수해도 격려해주시고 정말 따뜻하게 대해주셨다. 선물로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가 기억하기 좋을 것 같아 헤드커버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인간적인 면모 역시 많은 이들이 최호성에게 열광하는 이유다.
한편 영국의 폴 케이시는 3라운드 합계 15언더파 200타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대회기간 내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는 필 미컬슨이 12언더파 203타로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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