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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2019시즌 삼성은 한층 젊어진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지난 몇 년간 이어진 리빌딩과 세대교체의 성과다. 지난 시즌엔 양창섭, 최채흥 등 상위 지명 선수들이 1군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주축 선수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더 많은 유망주들이 1군에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삼성의 리빌딩 바람이지만 효율적인 세대교체를 위해선 베테랑이 꼭 필요하다. 투타 최고참 권오준(39)과 박한이(40)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제는 현역 생활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권오준과 박한이는 2010년대 초반 삼성 왕조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이다. 프로 데뷔 후 줄곧 한 팀에서만 뛰어온 두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삼성 팬들의 애정도 남다르다. 또한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두 선수의 마인드도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됐다.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이 대표적이다. 2017시즌 후 프로 데뷔 18년 만에 첫 FA 자격을 갖춘 권오준은 “굳이 다른 팀과 협상해서 삼성을 나가기 위해 FA 신청을 한 것이 아니다. 삼성에 남고 싶은 건 당연한 바람”이라고 말했고 이후 2년간 총액 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 시즌 후 3번째 FA 자격을 얻은 박한이는 아예 FA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만큼 삼성에 잔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삼성에 대한 두 베테랑의 로열티에 팬들은 열띤 성원을 보내며 응원했다.
두 선수는 삼성 투타의 최고참이다. 기량은 전성기보다 떨어졌지만 선수단에 미치는 영향력과 가치는 더욱 강해졌다. 두 선수 모두 많은 표현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훈련이나 경기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 자체만으로 어린 선수들에게 교보재 역할을 하고 있다. 오랜 기간 현역 생활을 유지하게 한 철저한 자기관리도 1군 무대에서 장수하길 바라는 후배 선수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다.
권오준과 박한이의 영향력은 클럽 하우스에서만 빛나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두 선수는 1군에 필요한 자원이다. 올해 삼성은 필승조 심창민과 최충연이 각각 입대와 선발 전환으로 빠지면서 불펜이 헐거워졌다. 다른 젊은 투수들이 공백을 메워야하는 가운데 권오준이 앞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삼성에 몇 안되는 사이드암 투수라는 것도 이점이다. 박한이 역시 우타자 위주인 삼성 타선에서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에도 114경기에 나서 타율 0.284, 10홈런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다. 적재적소에서 해결사로 활약하는 박한이의 면모는 여전하다. 지난해 박한이의 끝내기 안타는 인상깊은 명장면으로 남았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의 관록은 접전 상황에서 더 빛을 발한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될 삼성이지만 결코 무시못할 경험을 장착한 권오준과 박한이의 존재는 여전히 삼성에 필요하다. 두 베테랑이 내뿜는 기세와 루키들의 패기가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이룬다면 삼성의 파괴력은 한층 더 올라갈 수 있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권오준과 박한이가 4년 만의 가을 야구 진출의 밑거름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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