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스즈키
김태형 두산 감독이 SK 배터리 코치 시절부터 알게 된 ‘야구광’ 일본 사업가 스즈키 나오요시 씨와 10일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에서 만나 얘기하고 있다. 오키나와 | 김용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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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배 코치 등 환대 속에 구시가와 구장 방문한 스즈키 씨.

[오키나와=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저분이 정경배 코치 ‘양아버지’입니다. 허허.”

10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에서 진행된 두산 스프링캠프에 트레이닝복에 흰모자를 쓴 노인이 맹인안내견으로 유명한 라브라도 리트리버를 끌고 등장했다. 그러자 정경배 타격 코치가 가장 먼저 달려나갔고, 취재진과 대화 중이던 김태형 감독도 자리를 옮겼다. 곳곳에서 “정 코치의 양아버지”라는 얘기가 들렸다.

올해 76세가 된 스즈키 나오요시 씨는 지난 2004년 정 코치가 SK 선수 시절 구시가와 스프링캠프에 있을 때부터 인연을 맺었다. 골프장 조경 사업을 한 스즈키 씨는 자신을 평생 ‘야구광’이라고 칭한다. 사업을 매개체로 일본 내 프로야구 선수들과도 두루 알고 지낸다. 당시 SK가 머문 호텔 근처에서 지냈는데 한국 프로야구팀이 훈련을 어떻게 하는지 유심히 바라보다가 정 코치와 가까워졌다. 스즈키 씨는 “한 번은 오키나와 한 병원에서도 마주했는데 그때부터 한국 선수들이 일본 선수보다 더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 후 스즈키 씨와 꾸준히 연락하며 지낸 정 코치는 일본 선수를 소개받거나, 일본 야구용품을 전달받기도 했단다. 스즈키 씨도 한국으로 날아가 SK 경기를 관전했고, 한 번은 정 코치의 가족 식사에도 참석했다고 한다. 스즈키 씨는 “정 코치 친척이 모두 모인 자리였는데 한 30명 정도 됐다. 그 자리에 나를 초대했다”며 “정 코치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나를 제2 아버지처럼 모시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나도 더 잘 챙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정 코치가 두산으로 옮겼고, 올해 구시가와 구장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스즈키 씨는 한걸음에 찾아왔다. 올해로 아홉살인 ‘데프리’라는 이름의 라브라도 리트리버는 정 코치를 비롯해 이전 SK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옷을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두산 선수들도 하나둘 씩 ‘데프리’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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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코치와 마찬가지로 SK 출신인 김 감독도 스즈키 씨를 너무나 반가워했다. 그는 “예전에 (SK 경기 보러) 인천 가셨으니까 이제는 두산 경기 보러 서울에 오시면 되겠다”며 시즌 초반 초대하겠다고 했다. 스즈키 씨도 흔쾌히 한국행을 선언, “올해 꼭 우승하라”며 덕담을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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