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과 악수나누는 벤투감독, 부러운 손흥민[포토]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18일 파주 NFC에서 소집된 대표팀 훈련 첫 날 김영권과 악수하며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파주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파주=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나이 따지지 않겠다, 포메이션 바뀔 수 있다.”

강렬하진 않았으나 변화에 대한 의지는 확실했다. 훈련과 A매치에서 실천하는 것이 남았다. 지난 1월 UAE 아시안컵에서 8강 탈락의 ‘쓴 맛‘을 본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새출발을 앞두고 달라질 것을 다짐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9월 부임했으나 팬들 사이에선 포메이션과 선수 기용이 거의 똑같다는 지적을 벌써부터 받고 있다. 포메이션은 4-2-3-1로 거의 고정되어 있고, 아시안컵까지는 누가 봐도 예측 가능할 만큼 선발 라인업과 교체 멤버가 같았다. 이는 두 달 전 메이저대회 부진 때 실패의 원인으로 질타받기도 했다. 오는 22일 볼리비아전, 26일 콜롬비아전을 치르는 벤투 감독은 대표팀 소집 첫 날인 18일 파주 축구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스로 아시안컵에서 아쉬웠던 점을 거론하는 등 개선을 예고했다.

아시안컵 뒤 중원의 두 축이던 기성용과 구자철이 은퇴했다. 벤투 감독은 둘이 떠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나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이는 권창훈 이강인 백승호를 벤투호에 처음 부르고, 이진현 김정민을 재호출하는 등 27명의 대표팀 엔트리 중 13명이 미드필더로 채워지는 계기가 됐다. 그 중에서도 이제 막 18세가 지난 이강인의 출전 여부는 그의 발탁 순간부터 계속 화제가 되고 있다. 이강인은 19일부터 태극전사 선배들과 손발을 맞출 예정이다. 선수 기용에서 다소 보수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벤투 감독은 관련 질문에 “최대한 기술 있는 선수들을 소집하는 방침을 갖고 있다”며 “나이도 기준이 될 수 있겠지만 얼마나 좋은 능력이 되는가가 중요하다. 실력 되는 선수들은 나이 따지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달 이강인과 스페인 현지에서 만난 사실을 전하며 “선수 본인이 뭔가 보여주고 싶어하는 의지가 상당히 크다”고 했다.

골키퍼부터 패스하는 축구 스타일, 이른바 ‘후방 빌드업’은 유지하지만 포메이션을 약간 바꿀 가능성도 내비쳤다. 대표팀은 지난 1월1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스리백을 쓴 적도 있으나 벤투 감독이 온 뒤 황의조 원톱, 손흥민 2선 등의 4-2-3-1 포메이션을 거의 대부분 유지했다. 이는 아시안컵에서 우리보다 전력 약한 상대팀의 밀집수비에 고전하는 이유가 됐다. 상대는 한국의 전술을 훤히 파악하고 그에 맞게 대응했다. 벤투 감독은 “어쩌면 이번 경기에서 포메이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다만 경기 풀어가는 방식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카타르 월드컵으로 가는 길 역시 아시아 팀들과의 승부다. 골결정력 향상이 있어야 두 번 실패하지 않는다. 벤투 감독 역시 “결과에 상관 없이 개선할 점은 있어야 한다”며 “문전에서의 마무리, 찬스 만들고도 골 넣지 못하는 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며 “아울러 경기에서 좀 더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손흥민을 맨 앞에 세우는 전방 투톱 등 득점 확률 높이기 방법이 이번 남미 국가들과 2연전에서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소집 첫 날 전체 엔트리 27명 가운데 24명이 모인 벤투호는 19일 이청용 백승호 이강인이 합류하면서 ‘완전체’가 된다. 21일까지 파주에서 훈련한다. 울산에서 별도 연습 없이 22일 오후 8시 열리는 볼리비아전을 소화하고 다음 날 회복훈련을 거쳐 파주로 돌아온다. 이번 A매치 기간에 ‘팬 공개 훈련’을 실시하지 않는 등, 대표팀은 2연전을 통한 좋은 내용 및 결과 쌓기에 심혈을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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