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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벤투호’가 또 한번 강팀에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와의 맞대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벤투호는 밀집수비를 펼치는 한 수 아래 상대들보다는 오히려 공격적으로 나오는 강호와의 맞대결에서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왔다. 지난해 10월에도 FIFA랭킹 5위의 우루과이를 상대로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면서 2-1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 날 경기에서는 콜롬비아의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 벤투호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강팀에 더 강한 벤투호, ‘손TOP(톱)’으로 맞불을 놓다파울루 벤투 감독은 콜롬비아전에서도 투톱 카드를 꺼내들었다. 출범 이후 지난 1월 아시안컵까지는 줄곧 4-2-3-1 포메이션을 주 전술로 활용했지만 3월 A매치 들어 지난 22일 열린 볼리비아전부터 최전방을 투톱으로 구성하면서 변화를 줬다. 벤투호는 볼리비아전에서 22개의 슛을 시도하며 경기 주도권을 90분 내내 틀어 쥐었지만 1골에 그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골 결정력에서는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전체적인 경기 내용과 찬스 메이킹,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는 합격점을 받았다. 그로 인해 벤투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의 콜롬비아를 상대로도 볼리비아전과 동일한 4-1-3-2 전술로 맞불을 놨다.
콜롬비아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비수 예리 미나를 중심으로 포백라인을 짰다. 남미의 강호답게 아시아 팀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는 축구를 구사했다. 콜롬비아는 공격시에 포백라인을 하프라인 인근까지 과감하게 당기면서 콤팩트 축구를 통해 한국을 공략하려고 했다. 하지만 콜롬비아의 공격적인 경기 운영은 벤투호에게 빈틈을 드러냈다. 콜롬비아의 수비 뒷 공간을 최전방의 발 빠른 손흥민이 휘저으면서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여러차례 당혹시켰다. 손흥민은 경기 시작 후 20분동안 무려 4차례 슛을 시도했고 전반 16분에는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벤투호 출범 이후 A매치 8경기 연속 무득점을 이어가던 상황이라 이번 골은 더욱 의미가 컸다. 손흥민은 선제골을 터뜨린지 3분 만에 또 한 번 골 찬스를 잡았지만 땅볼 슛이 골 포스트를 강타하고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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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8경기만에 골키퍼 장갑 낀 조현우, 역시 명불허전
이 날 경기에서는 4개월만에 골키퍼 조현우가 한국의 골문을 지켰다. 조현우는 지난해 러시아월드컵을 통해 대표팀의 넘버원 GK로 떠오르면서 많은 화제거리를 남겼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벤투 감독이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골키퍼 포지션의 주전 경쟁은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됐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A매치 평가전에서는 김승규와 조현우를 고루 기용하면서 주전 경쟁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올해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에서 김승규가 주전 GK로 낙점을 받으면서 조현우는 장시간 벤치를 지켜야했다. 지난해 11월 호주 원정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마지막 A매치에 출전했던 조현우는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김승규가 장염증세를 보여 A매치 8경기만에 출전 기회를 잡았다. 조현우는 올시즌 소속팀 대구에서 경기당 평균 0점대 실점으로 팀의 상승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태극마크를 달고 오랜만에 출전한 콜롬비아전에서도 비록 실점은 했지만 여러차례 상대 공격수들의 날카로운 슛을 몸으로 막아내면서 승리에 기여했다. 조현우의 콜롬비아전 맹활약으로 당분간 벤투호의 GK 경쟁은 투톱 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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