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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여전히 어렵고, 부담스럽고, 조심스러워요. 하지만 자극적이거나 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기에 용기를 냈습니다.”
배우 전도연이 영화 ‘생일’(이종언 감독)에 자신의 진심을 오롯이 담았다. ‘생일’은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작품이기에 모두에게도 조심스러웠다. 주연을 맡은 전도연 역시 출연 고사와 오랜 고심 끝에 출연을 선택했다.
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뒤에도 전도연은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는 인터뷰를 하다가도 “제가 맡았던 순남이 예전 기억 속에서 아들 수호를 바라볼 때의 그 얼굴이 마음 아팠다. 그 부분에서 눈물이 좀 났던 것 같다”며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전도연은 출연 과정에 대해 “세월호란 부담과 어려움, 그리고 그 슬픔에 대해 제가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고사를 했었다. 거절을 했었는데 그럼에도 감독님과 계속 ‘생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 결국 출연을 결정하게 됐고 그동안 거절한 것이 거절한 것이었나 싶었다. 여전히 어렵고, 부담스럽고,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뿐만 아니라 작품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혹시라도 이 작품이 오해를 부를까 조심스러운 것 같다. 작품이 끝난 후 감독님과 팽목항에 다녀왔다. 생각보다 멀더라. 굉장히 마음이 안 좋았던 것은 빛바랜 것이 많더라. 모두 기억하고, 잊지 말자고 했지만 어느 순간 흐려지더라. 그 때 만약에 영화를 하지 않았으면 후회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전도연은 세월호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에서 직접 가족들을 만났다. 그는 “극장에 들어가는 것이 겁났다. 그런데 영화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말씀해주셨다. 죄송한 마음도 들었다. 어떤 어머니께서는 직접 수를 놓으신 지갑을 손에 꼭 쥐어주시면서 감사하다고 해주셨다. 너무 눈물이 나서 고개를 못 들었다. 위로 받은 느낌도 들었다. 힘들었지만 용기 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특별한 감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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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한 전도연에게도 걱정, 부담이 됐던 ‘생일’이었고, 일각에서는 개봉 전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전도연은 진심을 담은 ‘생일’의 다른 점을 분명하게 말했다. “시나리오가 자극적인 이야기 혹은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안했을 것이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고, 살아야 될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기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설경구와 지난 2001년 개봉한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박흥식 감독) 이후 약 18년 만에 재회하기도 했다. “친정 오빠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한 전도연은 “사석에서 본 적은 있었지만, 이번에 만나 진짜 반가웠다. 의지가 되는 오빠여서 같이 했을 때 다행이라 생각했다. 어렵고 힘들 때 의지할 수 있고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고 설경구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생일’의 순남과 더불어 전도연은 대체 불가 연기력으로 오랜 시간 깊이 있는 캐릭터를 펼쳐오고 있다. 많은 작품에서 카멜레온 같은 연기를 보인 전도연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 전도연은 “밝고 발랄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제가 그런 작품이 들어왔는데 안하는 것이 아니라 무거운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오더라.(웃음)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캐릭터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매니지먼트 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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