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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EDG 숙소 앞에서 만난 ‘스카우트’ 이예찬과 그의 중국 소녀 팬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상하이 | 김민규기자 kmg@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상하이=김민규기자] e스포츠 한류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중국이다. 중국 LoL 리그인 LPL에 한국 선수와 감독들이 다수 진출해 있어 중국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지난달 23일 중국 상하이 홍차오 더 허브 특설무대를 방문해 LPL 전통의 강호 에드워드게이밍(EDG)과 탑 스포츠 게이밍(TOP)의 경기를 본 후 팬들을 따라가 봤다. 두 팀 모두 한국 프로게이머들이 활약하고 있다.

EDG에는 ‘스카우트’ 이예찬과 ‘레이’ 전지원 그리고 올해 EDG의 새 사령탑을 맡은 한국인 감독 ‘하트’ 이관형 감독이 있다. 탑 스포츠 게이밍에는 ‘로컨’ 이동욱과 ‘벤’ 남동현이 활약하면서 팀 성적을 이끌고 있다. 이날 경기는 EDG가 승리했다.

승리 팀이 된 EDG는 혼쾌히 숙소까지 동행을 허락했다. EDG는 LPL 전통의 강호로 꼽히는 만큼 팬들이 많은 팀으로도 유명하다.LPL 관계자는 “지역연고제를 실시하며, 각 팀별로 지역 팬들이 있지만 특히 EDG는 여러 지역에 걸쳐 팬들이 많기로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당시 경기를 관람하러 온 대부분이 EDG의 팬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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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에서 e스포츠 한류를 이끌고 있는 ‘레이’ 전지원(왼쪽)과 ‘하트’ 이관형 감독(가운데), ‘스카우트’ 이예찬(오른쪽). 상하이 | 김민규기자 kmg@sportsseoul.com

EDG숙소에 도착해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조금 전까지 경기장에서 응원하던 소녀 팬들이 숙소로 몰려와 한국 프로게이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스카우트’ 이예찬은 매일 있는 일처럼 자연스럽게 팬들과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눴다. EDG 관계자는 “중국에선 팬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이 문화다. 경기를 관람하고 숙소까지 찾아와 응원해주는 팬들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날 EDG 숙소에서 만난 소녀 팬들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중국에선 자신의 이름은 사용하지 않고, LoL게임 내 아이디 또는 닉네임을 사용한다는 사실이다.

자신을 ‘스카우트’ 이예찬의 팬이라 소개한 그레이(grey·25)는 “사실 처음 한국 프로게이머를 좋아하게 된 것은 ‘페이커’ 이상혁부터였다”면서 “이젠 스카우트를 가장 좋아한다. 스카우트는 LPL에서 최고의 미드라이너”라고 밝혔다. 이어 “스카우트의 실력과 인기는 페이커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만난 팬 커리(Curry·20)는 “2015년부터 LCK에서 뛰는 한국 프로게이머들을 좋아하게 됐다. 지금은 스카우트의 광팬”이라고 소개한 후 “EDG는 한국 프로게이머와 감독을 데려오면서 실력이 더 늘었다. 올해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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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e스포츠 한류 팬들이 EDG의 경기를 관람한 후 ‘스카우트’ 이예찬과 ‘레이’ 전지원을 응원하기 위해 EDG 숙소 내 삼삼오오 모여 있다.  상하이=김민규기자 kmg@sportsseoul.com

뿐만 아니라 이들 팬들은 LoL을 좋아하고 프로게이머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에 국적은 문제가 아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닉네임 어거스트(August·25)를 사용하는 한 팬은 “중국 LPL팀들이 한국 LCK의 프로게이머를 영입하는 이유는 LCK 수준이 높기 때문”이라며 “중국 팬들은 국적에 상관없이 한국 프로게이머 자체를 좋아한다. 편견 자체가 없으며, 한국 프로게이머들이 좋은 성적을 이끌 것이란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팬인 클리어러브(25)는 “LPL에서 한국 프로게이머의 인기는 엄청나다”면서 “인기는 실력과 비례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기대치도 높다”고 밝혔다. 이어 “스카우트와 레이의 활약으로 EDG가 우승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프로게이머를 향한 팬들의 관심과 인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특히 이날 만난 EDG팬들은 대부분은 ‘스카우트’ 이예찬의 팬이었다.

그러나 취재 도중 또 하나 놀란 사실은 지난해까지 RNG(로얄네버기브업)의 사령탑을 잡다가 올해 EDG로 넘어온 ‘하트’ 이관형 감독의 인기였다. 이 감독 역시 프로게이머 출신이기 때문에 그를 알아보는 팬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EDG 관계자는 “숙소를 찾아오는 이관형 감독의 팬도 있고, 길거리를 걷다보면 이 감독을 알아보고 사진촬영을 부탁하는 팬도 있다”고 밝혔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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