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찜콩]은 웹드라마와 웹예능을 통해 떠오른 풋풋한 신예를 만나보는 코너입니다. 촉 좋은 연예기자들이 '찜콩'한 예비스타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계속 (영어 이름으로) 불러야 되는 건가요? 그냥 이 대리라고 불러주시는 게 편할 것 같은데요."
상사에게도 하고픈 말은 똑 부러지게 하는 당당하고 시크한 모습. 배우 백수희(27)가 연기한 웹드라마 '오피스 워치' 속 캐릭터 이사라가 풍긴 이미지 때문이었을까. 짧고 단정한 단발머리에 화이트 셔츠, 청바지 차림으로 인터뷰에 임한 백수희는 '오피스 워치' 이사라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인터뷰가 시작되고 질문에 재잘재잘 답하기 시작하면서 차차 이사라의 인상을 걷어내고, 인간 백수희로 솔직한 매력을 전했다. "이사라는 말수도 적은 편인데 저는 장난도 많이 치고, 남사친(남자사람친구)도 많아서 터프하게 노는 편이다. 발랄하고 귀여운 면도 있는 것 같다"면서 "집에서는 막내지만 무뚝뚝하고 애교가 많은 딸은 아니다. 오히려 오빠가 부모님에게 좀 더 살가운 편이다. 여러 가지 모습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2015년 영화 '스물'로 데뷔한 백수희는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 '사랑방 손님', '오피스 워치' 시즌 1, 2, 3까지 웹드라마에서 연이어 주연을 꿰차며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조회수 2억 뷰를 돌파하며 웹드라마계에 새로운 지평을 연 '에이틴'에선 특별 출연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근 막을 내린 '오피스 워치' 시즌3는 그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오피스 워치'는 와이낫 커뮤니케이션즈 광고 기획팀의 일상을 그린 오피스 드라마. 앞서 시즌1과 시즌2 시청수가 3200만 뷰를 넘기며 인기몰이를 한 가운데, 지난 2월 공개된 시즌3도 상사의 갑질, 직원간의 갈등, 사내연애 등 직장인들이 공감할 내용을 유쾌하게 풀어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백수희는 시즌이 세 번 이어지는 내내 이사라로 분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이사라는 세 번이나 연기해서 정이 많이 든 캐릭터"라며 "시즌 1에서는 사무적이고 도도한 느낌을 강조했다면, 시즌2는 사라가 연애를 시작하면서 조금 달라진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시즌3는 시트콤적인 요소도 들어가 호흡이나 표정도 역동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같은 캐릭터이지만 연기에 미묘한 차이를 둔 고민이 묻어난 대목이었다.
시즌3에서 백수희는 본부장인 하민규(변우석 분)와 썸을 탄 끝에 사내연애를 시작한다. 첫 만남은 상사와 직원의 관계로 무색무취 그 자체였지만, 극 말미에 이르러서는 꽁냥꽁냥한 분위기로 많은 이들을 설레게 했다. 실제로도 비밀 연애하는 기분을 느꼈을까?
백수희는 이에 고개를 저으며 "호흡은 좋았지만 그런 느낌은 1도(하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방 친해졌고 서슴없는 사이였다. 키스신 찍을 때도 서로를 앞에 두고 가글하고 찍었다.(웃음) 귀여워 보이고 설렘을 느낀 적은 있다. 변우석 오빠가 사과 머리하고 안경 쓴 모습을 제가 발견하는 장면이 있는데, 평소보다 풀어진 면모가 좋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백수희는 시즌 1부터 3까지 함께한 멤버인 진소연, 조소빈과 막역한 사이가 됐다고 전했다. "또래들이라 똘똘 뭉쳤다. 조소빈이 빠른 92년생, 진소연이 91년 생, 제가 92년 생이다. 족보가 꼬일 것 같아 제가 그냥 다 친구하자고 했다. '야', '너'하고 지낸다. 언니들이 착해서 다 잘 받아준다"며 우정을 자랑했다.
백수희는 초등학생 때 연극을 한 기억이 흥미로운 경험으로 남아 차차 배우의 길로 접어들었다. 또한 무대에 서는 것도 너무 좋았다고. 그는 "어렸을 때부터 장기 자랑에 많이 나갔고 중학교 때는 밴드부도 했었다"고 말했다.
예술고등학교 교사인 아버지의 권유로 연극영화과까지 진학하게 됐다. "보통의 경우들과 달리 저는 부모님의 지지 속에 연기를 하게 됐다. 아버지가 '연극영화과에 가서 학창시절을 재미있게 보내라'고 하셨다. 그때부터 제 꿈은 배우였다"며 웃어 보였다.
지금도 부모님은 백수희의 연기를 피드백해주며, 배우 인생에 든든한 동행이 돼주고 있다. "잘한 건 잘했다고, 못한 건 못했다고 말씀해주신다. 객관적인 평가를 내려주셔서 좋은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백서희는 정식 데뷔 전 2015년 성인 로맨틱 코미디 연극 '극적인 하룻밤'으로 성장통을 겪었다. '극적인 하룻밤'은 옛 애인의 결혼식에 참석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 하룻밤을 보낸다는 줄거리. 다소 파격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기에 부담감은 없었는지 궁금했다.
그는 "재미있게 풀어가는 연극이어서 무거운 마음은 없었다"며 다른 부분에서 고충을 전했다. "2인극이어서 이끌어가는데 힘든 점이 있었고, 우는 장면이 많아 감정 소모도 컸다. 살이 너무 많이 빠져 여름에 반팔옷을 못 입을 정도였다. 힘들었지만 연기에 도움이 됐다"며 배우 인생에 큰 자양분이 되었다고 말했다.
사진ㅣ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오피스워치' 시즌3 캡처, 각 드라마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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