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태인, 홈런인줄 알았는데 [포토]
롯데 채태인.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사직=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큰일날뻔 했어요.”

롯데 채태인(37)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 14일 창원 NC전에서 2회초 첫 타석 때 김영규의 투구에 왼팔뚝을 맞은 것 때문이다.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IA와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타격훈련을 하던 채태인은 공필성 코치 등으로부터 “괜찮아?”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 토스배팅부터 번트훈련까지 다 소화한 채태인은 “자칫하면 이제 뭐해서 먹고사나를 걱정해야 할 뻔 했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맞은 부위는 다행히 팔뚝 한 가운데였다. 상대적으로 살집이 있는 부분이라 골절 등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그는 “훈련 때부터 타격감도 괜찮았고 투수와 타이밍도 좋아 ‘뭔가 막혔던 게 뚫리겠다’ 싶었는데 바로 (몸쪽으로) 들어왔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사구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채태인은 “공 하나만 안쪽이었으면 팔꿈치, 하나만 바깥쪽이었으면 손목에 맞을 뻔 했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팔꿈치나 손목을 맞아 골절이 됐으면 그대로 은퇴하지 않았겠나. 뼈도 잘 안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담처럼 과장을 섞었지만 불혹을 바라보는 베테랑의 현실이 묻어난 농담이다. 공을 맞을 때에도 최대한 다치지 않는 곳에 맞아야 생존할 수 있다는 현실이 투영된 소중한 상처였다.

채태인은 부기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아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는 제외됐다. 그러면서도 훈련 내 “괜찮습니다”를 크게 외치며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 애썼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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