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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제 입으로 어떻게 말해요.”
두산이 잘 나가는 이유를 묻자 김태형 감독이 쑥쓰러운 웃음을 지었다. 그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종목이니 딱 한 가지를 꼽기도 어렵고, 우리팀이라 내가 장점을 열거하기도 그렇다”며 한 발 물러섰다. 전력의 절반으로 불리던 양의지가 NC로 떠났고 마무리 김강률도 아킬레스 재건 수술 후 재활 중이라 전력 약화를 우려했지만 두산은 언제나처럼 순위표 상단에서 선두 싸움 중이다.
김 감독은 그 비결로 “잘 될 때는 뭘해도 된다”고 꼽았다. 그러면서 “타자들도 자기 몫을 다 하고 있고, 작전을 걸면 거는대로, 투수를 교체하면 교체하는대로 맞아 떨어진다. 잘 될 때는 뭘 해도 되는 게 야구”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도 열심히하고 누구랄 것 없이 절실하게 한다. 베테랑들이 중심을 잘 잡아주니 후배들도 잘 따르는 등 분위기 자체가 좋다”고 정리했다.
여기에 감독 스스로도 선수단 성향 파악이 끝나 이 전보다 세심하게 선수들의 상태를 살필수 있다는 점도 전력 유지에 보이지 않는 힘이 된다. 그는 “(김)재호가 타석에서 힘없이 터덜터덜 하는 모습을 보면 예전에는 따로 불러서 면담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진짜 힘이 떨어졌구나’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껄껄 웃었다. 연승 팀 다운, 밝고 쾌활한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낸 두산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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