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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산체스(왼쪽)와 가빈 슈미트. 제공 | 한국배구연맹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다른 리그를 경험하며 성숙해졌다.”

가빈 슈미트(33·캐나다)과 마이클 산체스(31·쿠바)는 팬들에겐 익숙한 얼굴이다. 자유계약 시절 V리그에서 뛰었던 둘은 2019년 KOVO(한국배구연맹) 남자부 외인 트라이아웃에 함께 참가했다. 한국 무대를 다시 노크하는 각오도 비슷하다. “한국이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항상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예전엔 어려서 멋모르고 뛰었다면 이젠 다른 리그에서 여러 경험을 하면서 성숙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한때 최정상급 외인으로 불린 둘은 리그에서 화려한 성적표를 남겼다. 가빈은 삼성화재 입단 첫해였던 2009~2010시즌 정규시즌·올스타전·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 MVP를 싹쓸이했다. 챔프전 타이틀은 2012년까지 가져갔다. 가빈의 폭발력을 바탕으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는 ‘가빈화재’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이후 러시아, 터키, 일본, 그리스 리그를 거쳤다. 가빈은 이 7년을 “많은 것이 바뀐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어렸을 때는 점프만 열심히 했는데 이젠 영리하게 플레이하는 법을 알게 됐다. 이전보다 노련해졌다”며 ‘득점왕’을 정조준했다.

2013년 대한항공의 유니폼을 입은 산체스는 데뷔 시즌 서브왕으로 등극했다. 득점력을 인정받아 두 번이나 재계약했지만 2015~2016시즌 도중 손등 부상으로 동행을 끝냈다. 이후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산체스는 “아르헨티나는 속임수 패턴이 많고 브라질은 서브나 블로킹에 초점을 둔다”며 “한국은 다른 곳에 비해 선진적인 배구를 한다. 트레이닝 강도가 더 세고 경기에서도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더 힘들 수 있지만 난 그런 부분이 재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표도 확실하다. “한국에서 뛰었던 3년 동안 챔프전에 한 번도 못갔다. 이번에 복귀한다면 우승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전성기 못지않은 파워에 베테랑의 관록을 장착한 둘에게 사령탑들의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훈련을 지켜보던 여러 감독의 입에서 ‘구관이 명관’이라는 호평이 나왔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가빈과 산체스는 다른 지원자들과 수준이 다르다”고 말했다. 상위순번을 얻는다면 둘을 지목하겠다는 분위기도 감돈다. 지명권은 지난 시즌 V리그 성적을 기준으로 총 140개의 구슬을 차등 배분해 구슬이 나오는 순서로 정한다. 최하위 한국전력이 35개의 구슬을 받고 현대캐피탈(5개)이 가장 적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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