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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외관. 제공 | 롯데백화점

[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서울 서남권 유통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영등포 일대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이 점용허가 기간 만료되면서 새롭게 주인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이 이곳을 수성한다면 경쟁 구도에 큰 변화가 없지만 신세계백화점 등이 이 자리를 꿰찬다면 상황은 급변한다.

영등포역에는 롯데백화점이 30년 넘게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점용허가 기간이 만료되면서 신규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 절차가 개시됐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1월 국가에 귀속된 옛 영등포역과 서울역 상업시설을 운영할 신규 사용자를 선정하기 위한 공모 절차를 다음 달 3일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3일까지 사업제안서를 받아 사전자격심사, 가격입찰 등을 거쳐 같은 달 28일 최종 낙찰자를 선정한다.

옛 영등포역과 서울역은 30년간의 점용허가 기간(1987∼2017년)이 만료된 뒤 지난해 국가에 귀속됐지만, 철도공단은 입주업체와 종사자 보호를 위해 기존 사업자들에게 2년간 임시 사용을 허가했다.

롯데백화점의 영등포점 수성 의지가 확고하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입찰의 최대 변수는 입찰에 누가 나설지이다. 우선 신세계백화점이 거론된다. 알짜 매장으로 꼽히던 인천점을 롯데백화점에게 내준 신세계백화점이 설욕을 위해서라도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관련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앞 차로를 하나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롯데백화점 영등포점마저 품는다면 영등포역 일대에 신세계 쇼핑타운을 완성할 수 기반이 마련된다. 특히 기존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은 명품관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영등포역의 장점을 살려 특화된 전문매장을 따로 꾸릴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입찰 참여를 두고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을 사용할 경우 기존 영등포점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상품과 매장 구성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영등포점을 신세계백화점이 낙찰 받는다면 서울 ‘서울 서남권 1번점(매출 최상위 점포)’의 위치도 노려볼만 한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5000억원, 신세계백화점은 4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이 7000억~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오는 8월 말, 구로점의 영업을 종료하는 AK플라자도 잠재 후보군으로 꼽힌다. AK플라자 역시 공식 입장은 현재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다만 최근 AK플라자가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NSC형(상권 특화형 쇼핑센터) 쇼핑몰과 성격이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최종적으로 입찰에 참여할지는 미지수이다.

가격도 변수로 꼽힌다. 관련 업계는 역사 임대료가 연 200~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대료 부담은 장기 계약을 통해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선정되는 사용자는 2020년 1월부터 영업개시가 가능하며, 현재 사용기간은 5년(최장 10년)이나, 연내 국유재산특례제한법이 개정되면 사용기간 10년에 1회에 한해 이용기간을 갱신(최장 20년)할 수 있다는 단서가 붙어있다.

또 ‘상생코드’를 얼마나 맞출 수 있느냐가 낙찰 여부를 가르는 주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단은 대규모 점포의 안정적인 운영이 입점업체·소상공인·종사자 등의 일자리와 직결되는 만큼, 사전자격심사를 거쳐 적격자만 가격입찰에 참여토록 할 예정이다. 이번 제안서 심사에서 공공성·사회적 가치 배점은 100점 만점에 31점으로 가장 높다. 상생협력계획서도 관심 포인트이다. 낙찰 이후 6개월 이내에 상생협력 계획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사업권을 반납하게 돼 있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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