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업협회에서 마련한 토론회 ‘격동하는 게임시장, 봄날은 오는가’에 참석한 이장주(왼쪽부터) 교수, 김병관 의원, 박성호 사무총장, 정의준 교수, 곽성환 한국콘텐츠진흥원 팀장.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한 새로운 기준 권고안(IDC-11)을 의결한 가운데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3일 오전 ‘격동하는 게임시장, 봄날은 오는가’를 주제로 2019 굿인터넷클럽 4차 행사를 서울 강남구 인터넷기업협회에 있는 엔스페이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김병관 의원(더불어민주당), 정의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곽성환 한국콘텐츠진흥원 팀장, 박성호 인기협 사무총장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토론 참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것은 시기 상조이고, 논리적 이성보다는 감성적인 측면이 강조된 왜곡된 상황임에 의견을 함께했다.

질병코드 부여가 게임에서 시작해 향후 문화 콘텐츠에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 확산될 것이 분명해 보이는 만큼 의학계에 한정된 부분으로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회과학적인 토론을 통해 문제를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병관 의원은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 분류는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의 과도한 사용문제에서 시작됐는데 결국 가장 약한 고리인 게임이 대상이 됐다”며 “일 중독, 영화 중독, 스포츠 중독 등 다양한 중독 현상이 있지만 게임만 질병이 된 현실이 매우 비관적”이라고 현실을 진단했다.

정의준 교수는 “지난 5년간 국내 청소년 20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결과 게임과몰입은 이용시간보다는 자기 통제력에 있었다”며 “한국과 중국에선 과거서부터 과거제와 같이 시험이 인생 자체를 바꾸기 때문에 가족, 부모의 학습에 대한 개입이 높아 자기 통제력을 낮춘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는 결국 게임 외에 다른 몰입할 무엇인가를 찾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성호 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이게 게임 하나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우려가 있다. 게임은 중립적인 콘텐츠 중 하나인데 마녀사냥식으로 본다면 향유하는 콘텐츠 모두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내부적인 반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게임과 질병에 대한 논란에 정작 업계의 목소리가 빠진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김병관 의원은 “게임업계의 주요 인물들이 은둔형 경영자로 불리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온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이제는 게임사를 경영하는 선배 형님들이 나설 때가 아닌가한다. 공격하는 쪽이 있는데 정작 방어를 해야 할 사람들이 조용히 하고 있으면 당연히 공격하는 쪽의 의견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업계의 형님들이 이제는 목소리를 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jwkim@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