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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미국인들은 스포츠 또는 공연 행위의 최상위 수식어로 ‘Amazing’(경이로운)과 감탄사 ‘Wow’(와)를 쓴다. 군더더기 수식어가 필요없다. 사이영 상 타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LA 다저스 류현진에게 보내는 수식어, 감탄사도 ‘Amazing’과 ‘Wow’다. 다저스는 선발 류현진의 무실점 역투를 발판삼아 9-0 셧아웃으로 시즌 7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다저스는 42승19패(승률 0.689)로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에 올라섰다.
‘5월의 투수’로 선정된 류현진은 6월의 첫 등판에서도 모두를 놀라게 했다. 내야수들의 연속된 실책도 이겨내며 무실점으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타선을 막았다. 스포츠네트 LA의 오렐 허셔이저는 7회 말 선두타자 데이비드 퍼랄타를 유격수 땅볼로 잡으며 12타자 연속 범타로 처리하자 “Boring(따분하다)”이라는 단어로 류현진의 호투를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3회 톱타자 케에텔 마테이의 2루타 이후 7회 1사에서 크리스찬 워커에게 안타를 내줬다. 초반 양팀의 무더기 실책(5개)이 쏟아지면서 흥미가 반감됐으나 다저스는 1회 초 코디 벨린저의 2타점 3루타, 3회 실책에 의한 득점으로 3-0으로 앞섰다. 다저스는 7회 류현진이 물러난 뒤 장타력을 뽐내면서 6득점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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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애리조나 사막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류현진은 5일(한국 시간) 체이스필드에서 애리조나를 상대로 7이닝 3안타 2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9승(1패)을 작성했다. 이 경기 전까지 7경기에 등판해 2승2패 방어율 4.89였다. 9승과 함께 메이저리그 다승 공동 선두 복귀와 방어율 1위(1.35)를 굳건히 지켰다. 공격에서 4회 2사 후 2루타로 출루한 포수 러셀 마틴을 누상에 두고 중전 적시타를 날렸으나 홈에서 아웃돼 타점을 올리는데는 실패했다. 마틴은 포수라 발이 느린 편이다.
1회 2사 후 3루수 맥스 먼시와 유격수 코리 시거의 연속 실책으로 11개의 공을 더 던지며 헛심을 쓴 탓에 7이닝까지만 던지고 구원 이미 가르시아와 교체됐다. 투구수 104개(스트라이크 69개), 시즌 12번째 선발등판 동안 한 차례도 2점 이상을 내주지 않은 류현진은 5월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완봉부터 5경기에서 무실점이다. 4월27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을 포함해 7연승 행진중이다. 4월21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이 유일한 패전이다.
허샤이저는 “애리조나전에서는 직구 커맨드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경이로운 체인지업으로 타자를 공략했다. 류현진은 매 경기 다르게 접근하지만 결과는 같다. 뉴욕 메츠전에서는 커브를 주로 구사했다. 메츠는 브레이킹 볼에 약한 팀이다. 애리조나는 좌완에 강하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좌완 상대로 가장 높은 타율(0.297), 메이저리그 최다 득점(116)을 올리고 있다. 체인지업의 빈도를 높인 이유”라고 분석했다. 실제 25타자를 상대하면서 15타자에게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던졌다. 7회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는 더블플레이성 타구를 유격수 코리 시거가 악송구해 1사 1, 3루의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7번 타자 닉 아메드에게 다시 체인지업을 던져 병살타를 유도한 상황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실책이 많은 경기였다. 이런 상황에서는 투수들이 흔들려 실점을 하는데 류현진은 땅볼을 유도하면서 상처를 받지 않았다. 볼의 완급조절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볼 배합이 탁월했다”며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칭찬했다. 애리조나는 류현진이 7이닝을 던지는 동안 외야로 보낸 타구가 마테이의 2루타와 외야 플라이 등 5개에 불과했다. 체인지업으로 땅볼 유도가 유난히 많았다. 류현진은 “매우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것 같다”는 스포츠네트 기자의 말에 “야구는 늘 어렵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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