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심 판정에 항의하는 류중일 감독, [포토]
LG 류중일 감독이 판정에 대해 심판진에 항의하고 있다.고척|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 기자] ‘3피트 수비방해에 대한 비디오판독’ 도입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에 대한 입장을 김풍기 심판위원장, 한국야구위원회(KBO) 류대환 사무총장, LG 류중일 감독, 야구원로 박용진 감독 순으로 청취했다. 이상 4명의 야구인은 비디오 판독 찬성과 반대 입장으로 갈렸다.

김 위원장은 개인 소견이라는 조건을 달았지만 비디오 판독에 대체로 반대했다. 비디오 판독이 능사가 아니라며 심판 재량에 맡겨달라는 의견이다. 김 위원장은 “비디오 판독에 들어가도 판독센터에서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 ‘방해다 아니다’의 미묘한 차이로 논란 소지가 있다”며 “더 문제가 불거지면 논의해 봐야겠지만 안하는게 맞다고 본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비디오판독 보다는 행위주체인 선수들의 규칙준수를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전까진 선수들이 베이스 안쪽으로 뛰어도 된다는 인식이 있었다. 오죽하면 안쪽으로 뛰어 수비를 교묘하게 방해하면 나이스 플레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 인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 올해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되면서 이제는 조금씩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류 사무총장도 3피트 규정에 따른 문제점을 인식하지만 비디오판독까지 가는 건 바람직 하지 않다는 견해를 냈다. 그는 “스피드업과 경기의 흐름이 끊기는 점, 그리고 경기의 박진감 유지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반대는 아니었다. 류 사무총장은 “현재 비디오 판독을 포함해 여러 문제가 있으니 재정립이 필요하다. 논란이 계속되는 건 비효율적이다. 6월 중에 각 구단과 협의해 가능한 서둘러 KBO의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수습의지를 밝혔다.

수차례 피해를 본 류 감독은 예상대로 비디오판독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강하게 냈다. 류 감독은 “순간적으로 일이 발생하면 잘 보이지 않는다. 필름을 돌려봐야 한다. 그 시간이 그렇게 많이 걸리지 않는다. 자주 나오는 상황도 아니다”라며 비디오 판독에 적극 찬성했다. 이어 최근 2군으로 강등 조처된 문동균 심판의 예를 들었다. 류 감독은 “당시 1, 3루 상황에서 문 심판은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는 상황을 보느라 타자주자 송광민이 1루로 어떻게 뛰는지를 보지 못했다. 이렇게 심판이 못 보는 상황도 발생하기 때문에 비디오판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화,LG,태평양,삼성,MBC에서 2군 감독을 역임한 야구원로 박 감독 역시 “말썽의 소지가 있고 피해보는 구단이 있다면 KBO가 빨리 움직여 잡음을 없애야 한다”며 비디오판독 도입 쪽에 손을 들었다. 박 감독은 “더그아웃의 감독자리에선 3피트 라인이 잘 보이지도 않는다. 카메라 기술이 있다면 이용해야 한다. 3피트 수비방해는 자주 일어나지도 않기 때문에 경기시간과도 큰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룰이 적용되면 정착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그걸 보완하는데 필요한 물리적 시간이다. 논란을 커지자 KBO는 각계 입장을 수렴해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엇갈리는 판정과 오심을 잠재울 최선책을 기대한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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