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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신기해요.”
KIA 박찬호(24)가 자신의 롤모델인 삼성 박진만(42) 코치를 만났다. 박 코치를 가까이에서 본 박찬호의 첫 마디는 “우와”였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던 박 코치를 본 박찬호는 ‘이런 유격수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물흐르듯 유연한 몸놀림에 타구 방향을 예측한 것처럼 수비위치를 잡고 있던 박 코치의 매력에 흠뻑 빠져 타격보다 수비에 더 공을 들였다. 지난 2014년 고졸(장충고) 내야수로 KIA에 입단했지만 세 시즌 동안 주로 백업으로 뛰다보니 박 코치와 인사를 나눌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팀의 주축 내야수로 자리매김 중인데다 KIA의 가장 ‘핫 한 선수’로 이름을 올린 덕에 박 코치도 박찬호의 움직임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박찬호는 “타격훈련 때 옆에 서 계셔서 ‘우와’했다”며 웃었다. 그는 “코치님께서 ‘뭐가 우와야, 수비 잘 하더만’이라고 말씀해주셨다”며 싱글벙글했다. 그는 “대화를 길게 나누지는 못했지만 알아봐주신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그냥 신기하다”며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그래도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 1회 무사 1, 3루에서 김헌곤의 강습 타구에 중심이 흐트러진 박찬호는 넘어지면서 타구를 걷어낸 뒤 일어서지 않고 2루에 정확히 송구해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연속안타를 맞고 휘청거린 KIA 에이스 양현종이 냉정함을 되찾는 수비로 불붙을 뻔 한 삼성의 화력을 진화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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