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채명석 기자]부정적인 표현을 많이 노출된 기업의 주식 가치는 긍정적 표현을 쓴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용석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과정 연구연과 조성욱 동 대학원 교수는 한국증권학회지 최근호에 투고한 ‘한국어 텍스트 분석과 적용: 머신러닝을 통한 증권발행신고서의 비정형화된 텍스트 분석’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논문은 2009년 6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코스피 또는 코스닥에 신규 상장된 442개사가 제출한 증권발행신고서 중 ‘투자위험요소’란에 쓰인 어조 9만개 가운데 1만개를 임의로 추출해 ‘영향을 미칠 수’ 등과 같은 부정적 어조와 ‘미치는 사항은 없습니다’ 등의 ‘긍정적’ 어조로 분류해 사용 빈도수에 따른 기업의 공모가격 변화율과 상장 직후 수익률을 분석했다.

측정 결과, 저자들은 증권발행신고서의 어조는 회사간 이질성이 충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먼저, 최초 희망공모가격 밴드 대비 최종 공모가격 비율, 즉 공모가격 변화율은 증권발행신고서의 어조가 부정적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최종 공모가격이 작은 경향이 있으므로 기업 스스로 최초 공모희망가액 밴드를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하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부정적인 정보가 많은 회사는 증권신고서의 어조가 부정적이기 마련”이라면서 이런 회사는 공모가격을 설정하는데 있어 협상력이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관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최초 공모가격이 낮게 형성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상장 직후 수익률과 증권발행신고서의 어조는 통계적으로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즉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모가격은 외국의 선행연구와 일치했으나 수익률은 그렇지 않았다. 저자들은 그 이유로 국가별 기업공개(IPO) 제도의 차이로 추정했다. 한국의 IPO 시장은 미국과 달리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결과를 상장 전에 공시하도록 되어 있고, 이렇게 공시된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절차 참여 결과는 IPO 주식에 대한 시장 평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공모가격 결정에서부터 낮은 평가를 받은 기업이 상장후 주가 상승이 없었다는 것은 부정적인 영향이 여전히 미치고 있다는 추정을 해볼 수 있다. 이에 저자들은 이러한 형식의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것이라 결과에서만 확인할 수 없었을 뿐,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절차 참여 정보를 함께 고려해 증권발행신고서의 어조와 주가 반응 사이의 관계를 분석해 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채명석기자 oricm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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