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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흔히 올스타게임을 ‘별들의 전쟁’이라고 부른다. 스타플레이어들의 경연장인 터라 붙은 명칭이다. 미국에서는 한 여름에 벌어진다고 하여 ‘미드 서머 클래식(Mid Summer Classic)’이라고 한다. 메이저 종목의 올스타게임 시초는 메이저리그다. 선수단 노조 결성, 단체협약, 연봉조정, 프리에이전트, 흑백 인종의 벽을 가장 먼저 허문 것 역시 메이저리그다.
MLB 올스타게임은 1933년 시카고의 세계 만국박람회를 기념하면서 만들어졌다. 시카고 트리뷴지의 스포츠 국장 아치 워드의 아이디어였다. 워드는 팬 투표로 9명, 감독이 9명을 뽑는 방식을 제안했다. 당시 한 차례 이벤트성으로 구상해 시카고 트리뷴지는 ‘세기의 게임(Game of the Century)’이라고 불렀다. 실제로 아메리칸리그의 선발 9명 가운데 7명이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됐다. 베이브 루스, 루 게릭, 레프트 고메스(이상 뉴욕 양키스), 홈팀 히어로 알 시몬스(시카고 화이트삭스) 등 쟁쟁했다. 내셔널리그는 뉴욕 자이언츠 존 맥그로, 아메리칸리그는 필라델피아 어슬레틱스 코니 맥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올스타 원년은 1933년이지만 게임으로는 올해 90번째다. 한 때 두 차례 올스타게임을 치른 적이 있어서다.
2019년 올스타게임은 오는 7월10일(한국 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홈인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다. 클리블랜드는 1997년 이후 22년 만에 통산 6번째 올스타게임을 개최한다. 1일 2019년 MLB 올스타게임에 출전한 투수와 후보들이 발표됐다. 이미 팬투표에 의해 발표된 선발을 포함해 양 리그 각각 32명씩이다. 64명 가운데 올스타게임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는 31명이다. 2016년 34명 이후 최다다.
올스타게임 팀별 출전도 성적과 비례한다. 최고 승률은 선수 개개인의 기록도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가장 많은 올스타 멤버를 배출한 팀은 AL 서부지구 선두 휴스턴 애스트로스다. 선발 3명을 포함 총 6명이 뽑혔다. 57승29패로 MLB 최고 승률(0.662)을 마크한 LA 다저스는 팬투표로 외야수 코디 벨린저, 투수 류현진, 클레이턴 커쇼, 워커 뷸러 등 4명이 선정됐다. 벨린저를 제외하고 투수들만 뽑혔다는 게 눈길을 끈다. 하지만 다저스는 야수들이 기회를 얻지 못했다. 다저스의 야구 스타일 때문이다. 왼손, 오른손의 플래툰 시스템을 유난히 고집하면서 선수들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데 한계가 있었다. MLB 사상 7월이 되기 전에 3명이 홈런 20개 이상을 터뜨린 경우는 올시즌 다저스를 포함해 5차례 뿐이다. 벨린저가 27개의 홈런을 날렸고 작 피더슨과 맥스 먼시가 나란히 20개의 아치를 그렸다. 그러나 둘은 올스타행 기차를 타는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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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예상대로 한국인 사상 4번째 올스타 멤버가 됐다. 투수로는 박찬호(LA 다저스),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이어 3번째다. 류현진은 선배 박찬호와 김병현과는 위치가 다르다. 내셔널리그를 대표할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당초 올스타 선발 투수는 2일 양 팀 감독이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NL 올스타팀 지휘봉을 잡은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1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원정경기에서 “류현진이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등판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못박았다.
올스타게임에 출전하는 투수는 12명이다. 선발 투수가 가장 긴 이닝을 던진다. 예전에는 선발 투수가 3이닝을 투구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팀 사정을 앞세워 1이닝만 던지는게 보통이다. 지난해 올스타게임에서는 AL의 크리스 세일(보스턴 레드삭스)이 1이닝, NL 맥스 셔저(워싱턴 내셔널스)가 2이닝을 투구했다. 박찬호와 김병현은 올스타게임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전반기 최상의 투구를 한 류현진의 역투가 클리블랜드에서도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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