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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성역부터 광기까지. 배우 김영민(47)이 연기 스펙트럼을 한 단계 더 넓혔다.
김영민은 지난달 27일 종영한 OCN 수목극 ‘구해줘2’에서 광기를 숨긴 목사 성철우를 연기, 천호진과 함께 후반부 클라이맥스를 빛냈다. 이에 힘입어 시청률 역시 최고 4%를 돌파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영민은 “‘구해줘2’는 저를 구해준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구해줘2’에 나온 이후 길거리를 지나다니면 이전보다 많이 알아봐 주신다. 잘 보고 있다고 응원도 해주시더라. 사실 이런게 배우들에겐 굉장히 큰 힘이 된다”는 김영민은 “‘내가 잘 가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연기할 때마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더 생겼다”고 전했다.
또 “시청률이 점점 올라가 마지막까지 힘이 나더라. 마무리가 잘 된 거 같아 보람차다. 기대감도 있었지만 유명한 작품에 폐를 끼치면 안 될 거 같다는 부담감도 있었는데, 저의 사이코패스적인 연기를 아껴주시고 때론 무서워해 주셔서 감사했다”며 재치어린 종영 소감도 덧붙였다.
극중 자신이 행한 기적이 모두 가짜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성철우는 마을 사람들의 보상금과 예배당에 불을 지른 뒤, 스스로 불길 속에 들어가 처연하게 죽음을 맞았다. 결말에 대한 만족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전체적인 결말로 봤을 때 월추리 마을 사람들의 씁쓸한 모습을 보여주며 끝나는 결말이 개인적으로 좋았다. 오히려 경각심을 줄 수 있었던 거 같다”며 “성철우의 결말도 만족한다. 물론 죽지 않고 살아남아서 풀어나갈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욕망을 좇는 마음과 돈을 함께 태웠다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영민은 “저희 어머니는 아무리 드라마라도 아들이 불에 타니까 마음이 아프시다 하시더라”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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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9년차 배우인 김영민은 ‘구해줘2’를 통해 연기변신에 성공했다. 초반 신앙심 충만한 선한 모습에서 후반 광기에 휩싸여 악마처럼 변해가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사이비 스릴러를 완성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극초반 엄태구와 천호진 사이에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던 김영민은 중반부터 살인을 저지르는 등 광기를 폭발시키며 서사의 중심에 섰다. 일각에선 ‘구해줘’ 시즌1에서 강렬한 악역이었던 백정기(조성하 분) 역할이 천호진이 아닌 김영민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
무엇보다 선과 악을 오가는 입체적인 연기에 어려움도 많았을 터. 이에 대해 김영민은 “초반에는 선한 목사지만 후에 악한 모습으로 변했을 때 진정성이 느껴질 수 있도록 선한 모습 속 소시오패스적인 모습을 담고 유지하려 노력했다. 이 부분이 힘들긴 했지만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도 리얼리티를 갖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엄태구와 이솜에 대해 진실되게 연기하는 배우라 칭찬한 그는 “솜이는 20대 후반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작품 전체를 보는 눈이 탁월하다. 태구 역시 심성이 정말 착하고 연기 준비도 굉장히 열심히 하는 친구”라고 전했다. 또 “천호진 선배님은 베테랑이란 단어 하나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분이다. 객관적으로 드라마 전체의 상황을 잘 파악해 어떻게 해야할지 조언해주신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구해줘’ 시리즈가 다뤄온 ‘믿음’이란 것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밝혔다. 김영민은 “평소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보면서 교회 비리나 사이비 이야기들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게 가능하지?’ ‘어떻게 저런 걸 믿지?’ 이해가 안 됐다. 그래서 이런 작품이 필요하구나 생각했다. ‘구해줘’는 특정 종교 이야기가 아닌 믿음을 이용하는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현실이 없어지지 않는 한 믿음으로 생긴 고통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소신을 전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매니지먼트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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