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바람이 분다' 감우성이 말은 물론 표정까지 잃었다. 무색무취 삶을 이어갔지만 아내 김하늘, 딸 홍제이를 향해 여전한 애정을 보여 뭉클함을 안겼다.


15일 오후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에서는 권도훈(감우성 분)이 지인은 물론 가족까지 알아보지 못한 모습이 그려졌다.


권도훈은 실종 다음날 다행히 한 운전자의 신고로 이수진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권도훈은 경찰서 형광등을 보며 "별빛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진의 손길도 거부하며 불빛에 집착했다.


권도훈은 과거 딸 아람(홍제이 분)에게 "별 진짜 예쁘다. 언제, 어디든 아빠가 아람이와 엄마를 찾을 수 있다"라며 별을 보면서 가족애를 보인 바 있다. 심각해진 병세 속에서도 권도훈은 이를 기억해 빛에 집착했던 것. 이수진은 이를 떠올리고 조용히 권도훈의 손을 어루만졌다. 이수진은 권도훈의 발을 씻기며 "많이 놀랐죠? 내가 곁에 있어야 했는데. 다 나 때문이다. 이대로 영영 못 찾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라며 미안해했다.


최항서(이준혁 분)도 권도훈의 상태가 더욱 악화된 걸 알게 됐다.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더욱 심란했다. 곧바로 권도훈을 찾아 대화를 시도했지만, 권도훈은 그런 최항서를 때리려 했다. 역시 알아보지도 못했다. 그래도 최항서는 권도훈과 밤하늘을 보며, 둘만의 추억이 담긴 에피소드를 혼자 늘어놨다. 그러다가 "너랑 다시 소주 먹고 걷고 싶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권도훈은 말없이 하늘만 바라볼 뿐이었다.


이수진은 권도훈이 만든 루미 초콜릿이 다른 이름으로 출시된 것과 관련해, 초콜릿 특허 소송 진행을 이어갔다. 이수진은 권도훈에게 "도훈 씨가 만든 초콜릿 다시 찾아줄게"라며 의지를 알렸다. 이를 가만히 듣던 권도훈은 이수진이 마당에 놀고 있는 아람을 찾아나가자, 둘의 모습을 보고 돌연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권도훈은 마당을 멍하니 보는 듯하다가도, 아람이 넘어질 뻔하자 몸을 던져 아람을 안았다. 이에 상처가 나기도. 또한 권도훈은 아람과 그림을 그릴 때도 계속 별만 그렸다. 이수진이 "혹시 다른 것도 그려줄 수 있어요?"라고 물었지만, 줄줄이 별을 그리는 걸로 답을 대신했다.


이수진은 권도훈의 USB를 발견한 후, 무엇이 담겼는지 확인했다. 여기엔 권도훈이 자신의 병세와 일상을 말로 기록한 영상이 담겨있었다. 권도훈은 "다시 아람, 수진과 함께하고 있다. 믿기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꼭 버텨야 해", "수진이를 만난 건 기적이었다", "아람이를 사랑스럽게 키워준 수진이. 너무 사랑하고 고맙고 미안하다" 등의 말을 하고 있었다. 이수진은 이를 보고 눈물을 쏟았고, 권도훈이 홀로 앉아있는 마당으로 나가 그를 말없이 바라봤다.


감우성의 인지 능력은 매우 희미해졌지만 부정(父情), 가족애, 아내를 향한 애틋함을 보여 안방 극장을 먹먹하게 했다. 그래서 방송 말미 내레이션으로 전해진, 감우성이 김하늘에게 건넨 마음의 소리가 더욱 안타깝게 그려졌다. "내 앞의 당신이 누군지 모르지만 당신을 사랑한다. 당신이 누구인지 난 느낀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내 사랑은 늘 당신 하나였다는 걸"


'바람이 분다'는 오늘(16일) 종영을 앞두고 있는 만큼, 어떤 엔딩이 그려질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사면초가에도 가족이라는 끈을 놓지 않으려 한 감우성, 이런 감우성을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김하늘. 이들의 절절한 사랑이 어떤 매듭을 짓게 될까. 감우성의 병세가 호전되는 반전이 일어날지, 새드엔딩으로 귀결될지 이목이 쏠린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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