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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장 더페스타 대표이사. 제공 | 더페스타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호날두요? 한국 아줌마인데 당연히 조현우 팬이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는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가 오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친선 경기를 치른다. 지난 2010년 리오넬 메시의 FC바르셀로나 내한 이후 9년 만에 세계적 슈퍼스타가 속한 팀이 한국을 찾는 셈이다. 당연히 이번 경기를 성사시킨 에이전시에도 관심이 쏠렸다. ‘더 페스타’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에이전시의 대표 로빈 장이 그 주인공이다.

호날두를 초대하는 에이전시 답게 시내 대형 빌딩에 번듯한 사무실을 갖췄을 줄 알았다. 대표 역시 한 눈에 다른 사람을 사로잡을 것 같은 외모와 아우라를 풍길 것으로 봤다. 인터뷰장에 나타난 이는 스스로를 “수원댁”이라 부르고 “풍수가 좋아 (강남구)세곡동에 사무실을 차렸다. (산이 눈 앞에 있는)경치가 좋지 않은가”라며 ‘호호’ 웃는 우리 주변의 흔한 아줌마였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어떤 관계와 계획을 갖고 유벤투스를 한국에 부를 생각까지 했을까. 숱한 인터뷰 요청을 사양하다가 본지와 마주한 장 대표는 “유럽 축구를 좋아하는 남편의 TV 해설을 듣다가 나도 축구를 좋아하는 중”이라며 ‘축알못’을 솔직하게 고백한 뒤 “돈 놓고 돈 벌자는 사업가 마인드로 접근하지 않겠다. 경기장 오는 분들 하나하나가 행복감을 느끼고 돌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5번이나 거절…호날두의 국내 인기, 유벤투스가 잘 안다”

장 대표는 인터뷰 시작과 함께 유벤투스, 축구 생각보다는 자신의 인생사를 살짝 들려줬다. “회계사인데 뉴욕 월가에서 재무 관련 일을 했다. 911 사건 때 잠시 한국에 휴가를 갔는데 그 때 사무실(세계무역센터)이 사라졌더라”며 오래 전 얘기부터 해나간 그는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의 공식 에이전시로 중국이나 태국 기업 및 인사들을 소개하고 해외 거래를 했다. 그러다가 유벤투스와도 일을 하게 됐고 이번 내한 경기까지 이어졌다”며 자신의 말대로 ‘듣보잡’ 회사가 유벤투스를 끌어당긴 배경을 귀띔했다. 장 대표는 “엄두가 나지 않아 유벤투스의 제안을 5번이나 거절했다가 결국 수락했다”며 “그런데 유벤투스가 한국의 팬심에 많이 놀라는 눈치더라. 나라별 랭킹에서 30위권 밖이었는데 호날두 영입 뒤 10위 이내로 들어왔다고 한다. 한국 시장이 얼마나 잠재력을 갖췄는지, 아시아 축구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아는 구단 중 하나가 유벤투스”라고 했다.

◇“흑자 크게 난다? ‘똔똔’이 목표지만 쉽지 않다”

이번 경기 티켓은 오픈 두 시간 만에 ‘완판’에 성공, 축구를 넘어 국내 공연사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입장권 수입만 60억원이 이른다는 보도도 나왔고 ‘더 페스타’가 20억원 이상의 수익을 챙길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예전 유럽 구단 내한을 중개했던 에이전시가 경기 직후 빚더미에 시달렸던 것과 비교되면서 축구계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장 대표는 “한국 정서에서는 티켓이 꽤 고가였다. 그래서 어느 정도 팔리겠다는 예상은 했지만 그렇게 폭발적일 줄은 몰랐다. 그렇지만 수익이 날 것 같지는 않다. 목표는 ‘똔똔’(수입과 지출이 같은 정도)인데 그것도 힘들어 보인다. 구단 초청비, 부가세 등 숨은 비용이 곳곳에서 잡히고 있다”며 세간의 흑자 계산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에 한 번 해봤으니 내년엔 더 잘하지 않을까”라며 이번 경기가 ‘다음 작품’ 위한 큰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내년에 더 핫한 경기를 먼저 추진하고 있던 상황에서 유벤투스전을 하게 됐다”며 “그 선수가 흰색 옷을 입어야 할 텐데…”라고 힌트도 줬다.

◇“유벤투스만 있나? 팀 K리그도 최고의 대접 하겠다”

이번 경기의 초점이 온통 유벤투스와 호날두에 쏠리고 있다. 장 대표는 “그럴수록 우리 선수들을 더 대접해주고 싶다. 그리고 유벤투스와 호날두가 K리그와 우리 선수들을 존중할 것으로 믿는다. 그래서 유벤투스를 데려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팀(유벤투스, 팀 K리그)을 초청한 것이다. 그들의 대우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벤투스 선수들은 6성급 같은 5성 호텔에서 묵고 팀 K리그 선수들은 4성 같은 5성 호텔에서 자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시각은 공정하지 않다. 먹고 자는 것부터 서럽게 대하면 안 된다. 팀 K리그 선수들에게 한국 최고에 걸맞는 대접을 할 것이다. 그러다보니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고 했다. ‘팬 존중’의 원칙도 다시금 강조했다. 지난 10~12일 유벤투스 선수단 사인회 국내 축구팬 사연접수를 진행한 결과 총 1526명이 응모했다. 장 대표는 “사연을 읽으면서 그들의 팬심과 열정에 많은 것을 느꼈다. 그래서 당초 스폰서 50명, 사연접수 10명으로 돼있던 사인회 배정인원을 서로 맞바꿨다. 스폰서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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