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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평양에 가는 길은 1박2일이 될까.
벤투호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북한 원정을 평양에서 치르기로 한 가운데 2년 전 여자축구 평양 원정처럼 베이징을 거쳐서 북한 땅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축구협회는 지난 2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공문을 보내 2차예선 H조 홈 남·북전을 오는 10월15일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큰 변수가 없다면 지난 1990년 통일 축구 대회 이후 29년 만에 남자축구대표팀이 평양에서 A매치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및 최종예선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했을 때 홈 경기를 중국 상하이에서 치렀으나 이번엔 김일성 경기장을 낙점했다.
벤투호는 지금으로선 육로나 직항이 아닌 베이징을 경유해서 가는 방법이 유력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도 4일 “일단 그 방식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017년 4월 여자아시안컵 예선 평양 원정과 비슷하다. 당시 여자축구대표팀은 4월2일 아침에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 현지 공항 숙소에서 하루 체류한 뒤 3일 오전 베이징 북한대사관에서 비자를 받아 중국국제항공을 타고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북측이 제공한 버스를 타고 양각도호텔에 도착하니 오후 7시 안팎이었다. 4일 하루 훈련하고 5일 홍콩전, 7일 북한전을 치렀다. 다만 선발대가 이틀 앞선 3월31일 베이징을 거쳐 평양에 먼저 도착하기는 했다. 당시 여자축구대표팀은 베이징 체류일과 평양 도착 당일에 최대한 훈련해보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결국 하지 못했다.
벤투호는 북한 원정에 앞서 10월10일 스리랑카와 아시아 2차예선 홈 경기를 해야 한다. 2년 전 여자축구 평양 원정을 떠올리면 다음 날인 11일 베이징으로 떠나 12일 평양에 입성, 13~14일 훈련하고 15일 경기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북측이 비자를 속전속결로 내준다면 당일 중국이나 북한 측 항공편을 탈 수도 있지만 일단 확률은 1박2일이 더 높다. 4만을 수용할 수 있는 김일성경기장은 인조잔디가 깔려 있어 벤투호 입장에선 잔디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적응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숙제가 될 전망이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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