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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윤경 기자] 물류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단시간에 성장가도를 달리던 배달 대행 플랫폼 ‘부릉’의 운영 회사인 메쉬코리아의 유정범 대표(37)가 학력위조, 경력 부풀리기 논란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유 대표는 여태 해왔던 거짓말이 들통 나자 긴 학업기간이 콤플렉스였고 어린 나이에 성공하고 싶은 마음과 자격지심에 사실을 왜곡했다고 지난달 31일 회사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주주들이 대책회의를 열고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대표직에서 물러나라고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유 대표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그는 “사업 성과로 평생 갚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정범 대표 관련 구설수는 지난달 30일 터졌다. 그는 그동안 여러 언론을 통해 자신이 고려대학교를 중퇴하고 미국 명문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했다고 거짓말했다. 또 컬럼비아 대학 경영대학원(MBA) 석사과정을 거쳐 뉴욕 딜로이트 본사에서 2년간 근무했다고 주장해왔다. 사실 그는 중앙대학교 중퇴자였고,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은 입학한 사실 조차 없었다. 딜로이트 본사 근무 경력도 허위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럴싸하게 포장됐던 청년CEO의 모습이 가짜였다는 사실에 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당장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회사 직원들은 배신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투자자들로부터의 돈줄이 막힐 것이라는 예측이다. 젊은 날에 저지른 잘못을 인간적으로는 용서하더라도 회사를 경영하는 CEO의 자질은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대표 의존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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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쉬코리아에 투자한 주요 주주 네이버(20.9%)와 현대자동차(10.1%)는 ‘대표자의 인성도 검증하지 않고 투자했다’는 비난의 화살을 맞을 가능성도 높다. 네이버의 경우 단독으로 메쉬코리아에 240억원이나 투자했다. 유정범 대표의 지분 16.8% 보다 더 높은 비율의 지분을 갖고 있는 셈이다. 메쉬코리아와 계약을 체결해 배송 서비스를 제공 중인 CJ대한통운, 롯데마트, 롯데리아, 피자헛 등도 좋은 관계를 이어갈 지 미지수다.실제 메쉬코리아에 투자한 한 관계자는 “대표의 잘못이 계속 도마 위에 오르면 투자한 기업들은 이미지 관리상 투자에서 발을 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부릉’은 지난 6월 갑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배달대행 기사들은 단가인하 정책과 일방적 계약해지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한 배달기사는 “부릉이 배달 건당 단가를 3700원에서 3200원으로 내리자고 했고 이를 거절하자 사전 통보도 없이 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름 값과 차 유지비용을 제하면 정작 손에 쥐는 돈은 얼마 없어 생계에 어려움이 있다”며 “하루 12시간씩 주6일을 해도 월 300만원도 벌기 힘든 상황이다”고 호소했다.
이제 남은 건 실망한 민심이 과연 유정범 대표를 용서하고 그가 말한대로 앞으로의 사업성과를 지켜봐 줄 지 여부다. 스타트업의 특성 상 후속 투자를 받지 않으면 회사가 휘청거릴 수 있는 상황이라 대표 리스크가 경영상 문제로 연결되면 앞날이 막막한 것은 사실이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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