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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윤경 기자] ‘벤처 대부’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카이스트 교수)이 3일 향년 66세로 세상을 떠났다. 비보를 접한 이들은 “믿을 수 없다”며 애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애도의 물결을 이어갔다.
4일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이 명예회장은 3일 오전 자택에서 숨졌다. 사인은 부정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평소 고인이 건강관리에 힘썼고 전날 저녁에도 평소와 같이 활동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국내 최초 벤처기업 ‘메디슨’의 설립자이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겸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인 이민화 회장은 청년 기업가들과 후학들에 ‘벤처 생태계 변화’와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며 창업을 독려해왔다. 또 국내 벤처업계의 발전을 위해 정부에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여러 규제들을 반드시 풀어달라며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회장의 빈소에는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회장,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크루셜텍 대표), 구관영 에이스테크놀로지 회장,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정준 쏠리드 회장,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등 벤처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몰려왔다. 김학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임태희 전 노동부 장관,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 등 정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다.
이 명예회장은 1953년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78년 대한전선 연구원을 거쳐 1985년 국내 1세대 벤처기업인 메디슨을 창업해 국내 최초로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했다. 당시로서는 ‘벤처’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이후 메디슨은 삼성전자에 인수되며 삼성메디슨으로 사명을 바꿨다.
이 회장은 회사 경영으로 바쁜 중에도 1995년 국내 벤처업계의 발전을 위해 벤처기업협회를 설립해 5년간 초대회장을 맡았다. 그가 이끌던 벤처기업협회는 올해 기준 회원사 1만4000곳이 함께 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그는 1996년 벤처기업인들의 자금 조달을 위해 코스닥 설립을 추진했으며, 1997년 창업 촉진을 위해 벤처기업특별법 제정에도 앞장섰다. 1999년 경제사회연구회 이사를 지내고, 2006년 벤처기업들의 기술거래를 위한 한국기술거래소 이사장을 역임했다. 2008년 유라시안네트워크 이사장을 지낸 뒤 2009년 모교 카이스트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평소 이 회장을 따르던 청년기업인들은 “이렇게 갑자기 가시다니 믿을 수 없다” “너무 황망해서 믿기지 않는다” “갑작스런 소식에 당황스럽다” “삼가 명복을 기원한다”며 고인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 회장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이고 발인은 6일 오전이다. 장례는 벤처기업협회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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