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화장품·의약품·건강기능식품 제조자 개발생산(ODM) 전문기업인 한국콜마의 예기치 못한 악재를 맞았다. 사태의 책임을 지고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사퇴를 밝혔지만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주가의 영향이 불가피하다.

9일 한국콜마의 주가는 윤 회장이 지난 7일 열린 월례조회에서 한일 관계와 여성비하와 관련된 유튜버의 막말 동영상을 상영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콜마는 전날보다 4.88% 내린 4만7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4만71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한국콜마홀딩스도 이날 8.56% 내린 2만300원에 거래가 종료됐다. 역시 장중 한때 2만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월례회의에서 상영된 영상의 내용은 문재인 정부의 대(對)일본 대응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 등 발언 등이 포함해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고,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는 여성 비하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콜마는 논란이 확산되자 일단 고개를 숙였다. 한국콜마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월례조회 때 활용된 특정 유튜브 동영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영상을 보여준 취지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현혹돼선 안 되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고 기술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파는 쉽게 가라앉이 않고 있다. 한국콜마가 일본콜마와 합작으로 시작된 회사인 것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을 제안하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 회장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회사 경영 사퇴 의사를 전했다.

이번 논란은 좀처럼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한국콜마 주가에 당분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콜마의 주가는 2분기 이후 크게 후퇴했다. 3월 중순 8만2300원까지 올랐던 한국콜마의 주가는 9일 기준으로 42%나 하락했다.

지난해 4월 한국콜마는 1조3100억원을 투자해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CJ헬스케어가 한국콜마 인수 뒤에도 꾸준한 실적을 달성하면서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차입금 상환과 이자 비용 부담은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를 발판으로 치고나갈지는 미지수다. 최근 증권사가 잇따라 한국콜마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체 매출액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제약 부문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약가 인하 정책으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의욕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중국 법인의 경우, 신공장의 가동률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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