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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한국콜마 홀딩스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진|양미정 기자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최근 직원 조회에서 ‘막말·여성비하 유튜브 영상’을 틀어 파문을 일으킨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전격 사퇴했다. 한국콜마가 생산하는 화장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을 포함한 모든 직위에서 물러났다.

윤동한 회장은 11일 서울 서초구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7일 회사 내부 조회 시 참고자료로 활용한 동영상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며 “사태의 엄중함을 느끼고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고객사, 소비자들, 특히 한국 여성분들께 진심으로 거듭 사죄드린다”며 “불철주야 회사를 위해 일해온 임직원에게도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회장은 지난 7일 임직원 700여명 앞에서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극보수 성향의 유튜브 영상을 틀어 물의를 빚었다.

이 영상에 등장한 한 유튜버는 문재인 정부의 대(對)일본 대응을 비난하면서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라며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고,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

논란이 일자 한국콜마는 9일 공식으로 사과했지만, 그 이후에도 “한국콜마가 아니라 일본콜마라고 불러야겠다”는 등 불매운동이 퍼지자 11일 긴급히 공식 사과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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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참석한 윤동한 회장. 사진|양미정 기자

윤동한 회장은 1974년 대웅제약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후 한국콜마를 세운 창업주다. 한국콜마는 국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 600여곳에 제품과 원료를 제공하는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 회사로 세계 시장에서 업계 1위를 다툴 정도다. 주요 전문의약품 혹은 일반의약품의 제네릭 실험, 허가권 취득, 생산 등을 담당하는 위탁생산(CMO) 업체이기도 하다.

윤동한 회장은 2005년 제38회 과학의 날 과학기술유공자상 수상을 시작으로 2008년 IMI 경영대상 기술혁신 부문상, 2014년에는 화장품 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킨 공을 인정받아 ‘국민훈장 동백장’과 ‘제23회 다산경영상 창업경영인 부문’을 연이어 수상했다.

윤 회장은 또 지난해 8월 역사경영에세이 ‘기업가 문익점’을 출간해 좋은 기업인 이미지를 이어왔다. 지난달에는 두 번째 저서 ‘80세 현역 정걸 장군’을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저서에서 이순신을 오늘날 기업인들이 본받아야 할 ‘역사상 최고의 경영인’으로 꼽았으며, 이순신의 곁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던 조력자 정걸의 삶을 돌아보고 경영의 가치를 되새기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윤동한 회장은 1947년생으로 올해 72세다. 윤 회장이 떠나며 한국콜마 회장직은 공석이 됐고 한국콜마 홀딩스는 윤 회장과 공동대표였던 김병묵 대표가 단독으로 대표를 맡아 이끌게 됐다.

certa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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