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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원 티몬 대표는 8월에 사업자를 내고 신규 입점하는 셀러에 최대 60일까지 판매 수수료를 완전 면제해주는 ‘수수료 0%’ 정책을 시작했다. 제공 | 티몬

[스포츠서울 김윤경 기자]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신규 입점 판매자(셀러)를 대상으로 판매수수료 인하 경쟁에 나섰다. 하지만 입점사들의 판매수수료가 핵심 매출원인 이커머스로서는 수수료를 낮추면 낮출수록 정작 남는 게 없어 ‘치킨게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1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11번가, 티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최근 연달아 신규 판매자를 위한 지원책으로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양한 소비자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타사보다 더욱 많은 상품군이 필요하기에 취급 품목을 늘리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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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은 신규 창업자가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플랫폼이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혜택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수수료 0% 정책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제공 | 티몬

지난 7일 티몬은 8월에 사업자를 내고 신규 입점하는 셀러에 최대 60일까지 판매수수료를 완전 면제해주는 ‘수수료 0%’ 정책을 시작했다. 티몬이 남는 것 하나 없이 신규 입점사를 불러들이는 건 파트너사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취지다. 티몬 측은 신규 창업자가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플랫폼이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혜택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11번가는 지난 6일 신규 입점 셀러를 대상으로 10월까지 판매수수료를 6%까지 낮춘다고 밝혔다. 기존 수수료가 최대 13%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 깎아준 셈이다. 대상 카테고리는 미커머스 판매를 막 시작하거나 아직 성장단계에 있는 셀러가 많이 포진된 식품, 생필품, 유아용품, 의류, 패션잡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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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11번가는 신규 입점 셀러를 대상으로 10월까지 판매 수수료를 6%까지 낮춘다고 밝혔다. 제공 | 11번가

11번가는 신규 셀러에 진입 장벽을 낮춰 인정적인 정착을 돕고 입점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실제 지난해 일부 카테고리 신규 셀러 대상 판매 수수료를 진행한 결과 2000명의 셀러가 입점했고 이 중 8개월 만에 30배 이상의 매출을 올린 셀러도 있었다.

업계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유능한 상품기획자(MD) 모시기 경쟁도 치열하다.

티몬은 지난 7월 영업 부문에서 우수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신입 MD 채용을 수시채용으로 변경하고 초봉을 업계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4000만원으로 인상했다. 입사자들은 직급과 연차보다 실력과 성과 우선으로 평가받아 분기별, 월별로 파격적인 연봉인상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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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위메프는 상품 소싱과 온라인 전용 상품기획을 담당하는 경력 5년차 이상의 MD를 수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제공 | 위메프

지난 2일 위메프도 상품 소싱과 온라인 전용 상품기획을 담당하는 경력 5년차 이상의 MD를 수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가전·디지털, 자동차·공구, 패션의류·잡화·뷰티, 식품 리빙 등 전 카테고리 분야 구분 없이 두 자릿수 인원을 수시로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수수료 낮추기 경쟁은 결국 아무도 이득 볼 게 없는 치킨게임이다. 열심히 팔아도 남는 게 없어서 장기화하면 적자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이 우량 셀러와 유능한 MD 모시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이커머스 대부분이 입점사를 통한 판매 중개업을 하기에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셀러가 많이 입점할수록 상품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입점사 대상 판매 수수료 인하 정책은 작자 폭을 넓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이커머스 경쟁력의 주축인 우수 셀러를 영입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본사와 입점사 모두가 함께 좋은 성과를 이뤄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투자인 셈이다”고 말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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