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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KT 강백호(20)가 한화 김태균(37)처럼 한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강백호는 프로 데뷔 첫 해에 이어 2년 차에도 맹활약하며 천재성을 과시하고 있다.
강백호는 프로 데뷔와 함께 천재성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지난 시즌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0, 153안타(29홈런), 장타율 0.524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거머쥐더니 올해 타율 0.340, 108안타(10홈런), 42타점, 장타율 0.503, 출루율 0.420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홈런수는 줄었지만 타율이 3할 중반대다. 타격 부문 1위로 올라서며 타이틀까지 기대해볼 만하다. 강백호는 지난 6월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수비 도중 손바닥을 다쳐 봉합 수술을 받고 한달 넘게 재활을 했다. 하지만 지난 8일 두산전을 통해 복귀해 2연속경기 안타를 터뜨리더니 지난 10일 수원 한화전에선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KT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에 대해 “잘한다. 그 말 밖에 안 나온다”면서 “그렇게 쉬었는데도 참 잘하더라”라며 강백호의 천재성을 인정했다. 지난 10일 경기에선 생애 첫 중견수로 선발출전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강)백호가 어제 데뷔 이후 가장 긴장했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KT 주전 중견수는 김민혁이지만 아직 수비를 소화할 정도가 아니어서 강백호를 중견수로 기용했는데 무리없이 수비를 마쳤다. 야구 센스가 남다르다는 얘기다.
강백호는 한화의 간판타자 김태균처럼 팀을 이끌 대형 스타 자질이 충분하다. 김태균도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2001년 프로 무대를 밟아 타율 0.335, 20홈런, 장타율 0.649, 출루율 0.436을 기록하며 신인왕 타이틀을 따냈다. OPS(장타율+출루율)은 1.085나 됐다. 고졸 출신이면서도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해 주목을 받았다. 잠시 일본 프로야구 무대에 진출했던 것을 제외하면 17시즌 동안 한화 유니폼만 입고 뛰고 있는 김태균은 타율 3할 시즌만 13번 기록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 중이다. 올해도 3할을 채울 경우 10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다. 개인 통산 타율 역시 3할대(0.32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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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막내 구단으로 창단한 KT는 강백호를 김태균처럼 팀 역사를 함께 써가는 스타로 키울 계획이다. 강백호도 실력으로 그 기대에 화답하고 있다. 김태균의 신인 시절 선수로 함께 뛰었고 지금은 사령탑으로서 선수 김태균을 바라보고 있는 한화 한용덕 감독도 김태균과 강백호의 닮은꼴을 인정했다. 그는 “김태균의 어린 시절처럼 (고졸 출신인)강백호도 데뷔하면서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그런데 스타일은 좀 다르다. 태균이는 하체를 받쳐놓고 정확한 타격을 하는 반면 강백호는 좀 더 힘을 쓰는, 장타 위주의 스윙을 한다. 하지만 둘 다 야구 센스가 좋다. 센스는 타고 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균은 최근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한화를 대표하는 선수이고 국내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었다. 한화하면 김태균이 떠오를 정도였다. 강백호도 지금의 흐름을 10년 넘게 계속 이어간다면 대선배 김태균처럼 한 팀의 역사가 될 수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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