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스타트가 좋다. 황의조(27·지롱댕 보르도)와 권창훈(25·프라이부르크) 등 유럽에서 도전하는 두 태극전사가 새 무대에서 이른 시간 데뷔골을 터뜨리며 축구팬들의 새벽잠을 깨웠다.
2019~2020시즌 앞두고 황의조와 권창훈은 새 리그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황의조는 감바 오사카(일본)를 떠나 지롱댕 보르도에 입단, 프랑스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다. 만 27세에 그토록 원했던 유럽 진출을 이뤘다. 권창훈은 프랑스 디종에서 2년 반을 뛰다가 독일 분데스리가로 옮겨 업그레이드를 다짐했다. 그리고 둘이 같은 날 웃었다. 25일 열린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나란히 시즌 첫 골을 쏘아올리며 웃었다.
벤투호 원톱 황의조의 골 소식이 반갑다. 그는 이날 열린 디종과의 2019~2020시즌 프랑스 리그앙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원톱으로 선발 출격, 전반 11분 데뷔골을 작렬시켰다. 지난 11일 앙제와의 개막전, 18일 몽펠리에와 2라운드에서 선발로 나섰음에도 겉도는 플레이로 후반 중반 교체아웃됐던 아픔이 있어 이날 골이 더욱 빛났다. 득점은 그야말로 ‘황의조 다운’ 장면이었다. 최전방에서 초반부터 디종의 수비진을 괴롭힌 그는 역습 장면에서 골 결정력을 뽐냈다. 후방에서 사무엘 칼루가 침투하던 황의조를 향해 롱패스를 건넸다. 페널티지역 바로 앞에서 공을 잡은 그는 홈팀 수비수 둘을 제친 뒤 아크 왼쪽에서 특유의 오른발 감아차기 슛를 시도했다. 볼을 원바운드 뒤 상대 골키퍼의 쭉 뻗은 팔을 지나 골망을 출렁였다. 황의조는 후반 26분 보르도가 2-0으로 앞서자 조시 마자와 교체아웃됐다. 벤치로 들어갈 땐 스스로 박수를 치며 유럽 무대 데뷔골을 자축했다. 파울로 수자 보르도 감독은 경기 뒤 “황의조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라며 “매 경기 발전할 수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황의조 입장에선 골 침묵이 길어질 경우, 주전 입지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시점에서 황의조만이 만들 수 있는 득점으로 포효했다. 프리시즌 최종전이었던 지난 5일 이탈리아 제노아전에서도 특유의 감아차기로 득점한 적이 있다. 황의조의 축구가 프랑스에서 ‘골’로 증명되고 있다.
|
권창훈의 득점포도 주말 밤 팬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됐다. 권창훈은 25일 끝난 분데스리가 새 시즌 2라운드 파더보른과 원정 경기에서 후반 45분 3-1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포를 터트렸다. 권창훈이 교체투입된지 불과 5분만에 나온 골이었다. 최근 수년간 크고 작은 부상에 발목 잡힌 권창훈은 올 여름 프라이부르크로 옮긴 뒤에도 연습 경기를 치르다 종아리 부상을 입어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했다.
다행히 지난 18일 개막전에서 교체 멤버에 들어 몸 상태가 빠르게 회복됐음을 알렸다. 이어 파더보른전에선 후반 막판 교체로 들어가 분데스리가 첫 골까지 폭발시켰다. 권창훈은 루카스 홀러가 상대 수비와 몸싸움을 이겨내고 오른쪽 측면에서 안으로 패스하자 쏜살같이 달려들어 왼발로 밀어넣었다. 프랑스 리그앙에서 최고의 공격 미드필더로 각광받은 권창훈이 분데스리가 연착륙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황의조와 권창훈의 득점포는 내달 5일 유럽 조지아와 평가전,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1차전 원정 경기를 앞둔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도 기쁜 소식이다. 컨디션에 문제가 없다면 황의조는 최전방 공격수, 권창훈은 2선 공격형 미드필더 선발로 나설 것이 유력하다. 황의조는 유럽 진출에 따른 어려운 시기를 골로 이겨냈다. 9월 A매치에서 부담을 털고 뛸 수 있다. 권창훈은 부상에서 돌아와 득점포로 건재를 알렸다. 벤투 감독이 선호하는 전천후 공격 자원임을 입증했다. 이들 둘에 토트넘 공식 경기에 복귀한 손흥민(토트넘), 오스트리아에서 펄펄 날고 있는 황희찬(잘츠부르크), 대륙을 접수하고 있는 김신욱(상하이 선화)까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벤투호의 화력이 무섭게 변하고 있다.
beom2@sportsseoul.com
기사추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