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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에게 꼭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과대 홍보하는 병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제공|서울신문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의료 정보 홍수 속에서 과장된 수술 정보를 경계하고 걸러 낼 필요가 있습니다.”

5일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쏟아지는 의료 정보와 과대광고가 환자들을 현혹하지만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치료 효과와 만족도 등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취사 선택해야한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의료현장에도 첨단 의료기기와 기술을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무릎인공관절 수술 영역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 연골이 다 망가져 더이상 자신의 관절을 살려 쓸 수 없는 관절염 말기에 관절 기능을 회복하는 치료법이다. 망가진 관절 대신 특수 금속막을 관절 겉면에 씌운 후 그 중간층에 특수 플라스틱을 삽입, 물렁뼈 역할을 하도록 유도해 관절이 유연하고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 준다.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의 정확도가 관건이다. 기계를 이용해 뼈를 정확하게 깎아내고 균형을 잘 맞춰 다리의 각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업계에서는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나 3D프린터 등 다양한 기계적인 수술 장치가 이용되는 경우가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꼭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한다”고 홍보하기도 한다.

◇내비게이션 수술, 효과는 ‘물음표’

내비게이션 수술은 인공위성의 GPS(위치추적시스템) 원리를 이용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수술에 적용한 것을 말한다. 뼈와 뼈 사이의 간격을 컴퓨터로 계산해 수술 부위 좌표를 내비게이션처럼 정확하게 짚어주는 원리다.

적외선 카메라로 시술 부위 위치를 추적하면서 관절의 위치와 각도를 바로잡고 오차 범위를 분석하면서 절개 부위를 정확하게 짚어주는 장점이 있다. 정밀한 시술이 가능해 과거 몇 년간 유행하던 수술법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내비게이션 수술에 대한 회의적인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추세다. 이수찬 대표원장은 “내비게이션 수술에 대한 다양한 논문들을 검토해보면 내비게이션을 이용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수술시간, 출혈량, 수술 후 환자의 만족도 등에서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최근 들어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공관절, 3D프린터로 완벽히 만들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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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인공관절 수술 시 ‘환자에게 꼭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제공|힘찬병원

인공 귀나 코를 만들어내는 등 3D프린터도 의학기술에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에서도 역시 3D프린터가 활용된다.

문제는 자신에게 꼭 맞는 인공관절을 3D프린터로 만들 수 있다고 과대 광고하는 것이다. 이수찬 대표원장은 “3D프린터의 역할은 의사가 수술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뼈 깎는 기구 제작일 뿐”이라며 “인공관절 자체를 제작하려면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인공관절은 미리 환자의 몸에 맞게 8mm, 9mm, 10mm 등 다양한 크기로 제작돼 나온다. 의사는 이미 제작된 인공관절 중 환자에게 가장 적당한 사이즈의 관절을 선택해 환자에게 삽입한다.

환자에게 꼭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이라고 한다면 8.3mm, 8.4mm와 같이 소수점 이하로까지 세분된 사이즈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이처럼 제작되지 않는다. 엄밀히 따지면 ‘환자에게 꼭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의료계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이수찬 대표원장은 “의료 정보의 홍수 속에서 맞춤형 인공관절을 오해하는 환자들이 적잖다”며 “인공관절 수술의 현주소를 바로 알고 과장된 수술 정보를 경계하고 걸러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erta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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