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김재환 \'큰 거 하나 노려봤는데\'
두산 김재환.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두산이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두고 한 경기차 선두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가을 무대 때마다 두산의 발목을 잡았던 부상을 조심한다면, 왕좌를 되찾는 것도 그리 먼 얘기는 아니다.

두산은 유독 가을 부상에 약했다. 지난 2015년 두산 전력의 반이었던 양의지(32·현 NC)가 부상을 입으며 두산의 가을야구에 적신호가 켜지는 듯했다. 당시 양의지는 플레이오프 2차 NC전에서 4회말 수비 도중 NC 타자 나성범의 파울 타구에 오른쪽 엄지발가락을 맞고 5회말 수비 때 최재훈과 교체됐다. 이후 서울로 돌아와 검사를 받은 결과 엄지발톱 끝 미세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양의지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플레이오프 4차전부터 전 경기 선발 출장해 팀의 ‘안방마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부상 직후 나선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진통제를 맞고 출전을 강행했다. 당시 선발투수였던 니퍼트를 잘 리드했고, 타석에서도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투혼을 발휘했다. 발끝으로 무게중심을 잡아야 하는 포수에게 발가락 골절은 치명적인 부상이었으나 양의지는 이를 이겨냈다.양의지는 그해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프리미어12 일정까지 모두 소화했다.

양의지
두산 포수로 활약하던 시절 양의지.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부상 악재가 악몽으로 이어진 적도 있었다. 두산은 지난해 시즌 내내 완벽한 타격감을 자랑했던 ‘공격의 핵’ 4번 타자 김재환(32)이 한국시리즈 도중 부상 당하는 악재를 맞는다. 당시 두산은 정규시즌 1위를 달성하며 한국시리즈에서도 기세를 이어가려 했으나, 김재환의 부상으로 휘청이기 시작했다.

당시 김재환은 3차전을 앞두고 타격 훈련을 하던 중 고통을 호소해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김재환의 부상 전까지 두산은 한국시리즈 1, 2차전 1승 1패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김재환의 공백이 컸다. 두산은 3차전에서 2-7로 패배했고, 이후에도 경기력을 극복하지 못한 채 ‘홈런 구단’ SK에게 왕좌를 내줬다. 지난해 김재환은 44홈런을 기록하며 홈런왕의 영예를 안았지만,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무너지는 아픔을 겪었다.

두산은 올시즌 내내 전력 누수에 시달렸다. 김재환은 올해도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15홈런에 그쳤다. 비단 김재환의 부상 뿐 아니다. 박건우, 정수빈, 김재호, 오재원 등 주축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선발 라인업을 구축하지 못했다. 든든히 뒷문을 책임져 주던 이현승과 김승회도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었다. 그럼에도 두산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빈자리를 잘 메우며 정규시즌 상위권까지 달려왔다. ‘미라클 두산’이 빛날 날이 머지않았다. 다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부상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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