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PS 첫 등판서 승리를 수확한 LA다저스 류현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장강훈기자] 포스트시즌(PS) 첫 등판부터 ‘코리아 몬스터’의 위용을 과시했다. 류현진(32·LA다저스)이 위력적인 변칙투구로 PS 첫 등판부터 승리를 수확했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3차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4피안타(1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총 74구를 던졌는데 공 하나에 경기 흐름이 요동칠 정도의 다이나믹한 경기였다. 류현진도 1회 통한의 2점 홈런을 허용했지만 그에게 오히려 약이 됐다. 이후 5회까지 무실점으로 역투했고 1-2로 뒤진 5회 마운드를 마친 뒤 교체됐다. 그러나 6회 타선이 7점을 냈고, LA다저스의 10-4 승리로 류현진이 승리를 챙겼다.

1회 출발은 좋지 않았다. 워싱턴 선두타자 애덤 이튼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후안 소토에게 투런포를 허용했다. 하이 패스트볼을 결정구로 선택했다가 큰 타구를 맞았다. 공의 회전이 끝까지 살아가지 않아 소토 특유의 눌러치는 타격에 제대로 한 방 맞았다. 그러나 이 홈런으로 류현진은 각성했다. 류현진도 경기 후 “1회 홈런을 맞고 정신을 바짝 차렸다”고 말했다. 1회 투런포 이후 3회까지 탈삼진 3개를 곁들여 확실하게 상대 타선을 틀어 막았다.

4회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하위 켄드릭을 상대로 결정구인 체인지업을 몸쪽으로 구사해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기습적인 변칙 투구가 효과를 봤다. 몸쪽 체인지업으로 급한 불을 끈 뒤 비슷한 패턴으로 더블플레이를 유도했다. 커트 스즈키에 바깥쪽 체인지업을 구사해 3루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제구와 완급조절이 100마일짜리 강속구보다 훨씬 위력적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류현진은 이날 위기 상황에서 팔색조의 매력을 뽐냈다. 메이저리그(ML) PS 통산 3승이자, 올시즌 PS 첫 승을 첫 등판부터 신고하며 LA다저스 우승 전선에 희망을 불어넣었다. 류현진은 ML 루키 시절인 2013년 첫 번째 PS 무대를 밟은 류현진은 이날까지 PS 8경기에서 40이닝을 소화하며 41피안타(3피홈런) 18실점,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올시즌 아시아 투수 최초로 ML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류현진이기에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되고 있다.

류현진의 역투 속에 LA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한발 앞서 나갔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 남겨놓게 됐다. 그동안 침체됐던 타선이 활발하게 터진 점도 고무적이다. 이날 LA타선은 5회까지 1점만 낼 정도로 고전했다. 하지만 6회에만 7점을 뽑아 빅이닝을 만들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 맥스 먼시와 저스틴 터너, 러셀 마틴이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주춤하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아갔다.

NLDS 4차전에는 류현진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리치 힐이 LA다저스 선발투수로 나선다. 워싱턴은 필승카드로 맥스 셔저를 내세운다. 그러나 LA다저스 타선이 3차전에서 터진 만큼 희망을 갖고 있다. 시리즈의 분수령이던 3차전에서 류현진이 팀을 잘 지탱해준 덕분에 피어오른 희망이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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