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새벽전쟁 뛰어든 유통업계

②홈쇼핑 가세로 경쟁 과열, 수익 커녕 적자

③새벽배송 ‘배달 노동자’ 24시

④배송혁명, 이제는 친환경 전쟁

⑤[르포] 새벽배송 직접 해보니

롯데
롯데 계열사 롯데프레시가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었다. 제공| 롯데프레시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새벽배송은 유통업계 ‘필수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홈쇼핑까지 새벽배송에 가세하면서 업계에서는 출혈 경쟁을 우려하는 동시에 당분간 초기비용 투자가 영업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벽배송 시장은 신선식품 위주인 마켓컬리가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뛰어든 대기업 후발주자들은 상품 경쟁력 강화, 물류 인프라 혁신 등을 통해 세력을 확대 중이다. 현재 당일배송, 새벽배송 시장에는 신세계그룹의 SSG닷컴, 쿠팡, 롯데슈퍼, BGF리테일 헬로네이처, GS리테일, 등 대부분 유통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CJ오쇼핑, 롯데홈쇼핑까지 가세했다.

문제는 당일배송이나 새벽 배송 모두 고비용 투자가 필요한 구조라는 점이다. 새벽배송의 경우 품목의 절반이 신선식품으로 마진율이 낮은 데다 업무가 야간·새벽에 이뤄져 주간보다 인건비가 높은 편이다. 경쟁 심화로 다양한 할인행사까지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손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기존 유통업체들은 적자를 예상하고도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신규고객을 잡기 위해 야간·새벽배송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GF는 지난해 3·4분기 새벽배송 신선식품업체 헬로네이처를 종속회사로 편입하면서 영업손익에 타격을 입었다. BGF는 헬로네이처로 인한 분기별 영업손실이 22억~35억원이나 발생하고 있다. 헬로네이처의 실적 부진이 전체 손익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업계 진단이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연결기준 영업적자(299억원)를 냈다. 온라인부문의 영업적자는 113억원에 달했다. SSG닷컴이 지난 6월 말 새벽배송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시작했고, 하반기 새벽배송 권역을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인 비용을 투입하면서다.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에 비해 14.8% 늘어난 수준이지만, 영업적자 규모는 시장 예상치였던 47억~105억원을 훨씬 웃돌았다. 3분기 실적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4% 줄어든 12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SG닷컴, 이마트24 등의 부진으로 연결 자회사 영업이익이 85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할 것”이라며 “특히 SSG닷컴은 사업 초기 투자비용과 배송 경쟁 심화로 당분간 큰 폭의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롯데마트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34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270억원)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3분기 전망 또한 어둡다. KB증권에 따르면 3분기 롯데마트 총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 떨어진 1조8827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81% 급감한 62억원으로 예상된다.

새벽배송 서비스 ‘GS프레시’를 운영 중인 GS리테일도 온라인 사업부문의 적자 확대가 예상된다. GS프레시 이용자와 이용금액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프로모션과 물류비용 소요로 적자 규모가 분기당 70억원 수준까지 늘어나며 기타부문 손익에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새벽배송의 하나로 로켓배송을 진행하고 있는 쿠팡은 최근 5년간 영업 적자가 3조원에 달한다.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유치한 30억달러(3조6300억원)로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1위인 마켓컬리도 점유율이 낮아지며 2014년 12월 창립 이래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마켓컬리의 영업손실은 2015년 54억원, 2016년 88억원, 2017년 123억원에 이어 지난해 336억원까지 치솟았다.

이같은 치킨게임 양상에 유통업계가 배송 서비스 확대로도 수익 창출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할인점 실적 악화가 극심한 데다 신선식품의 온라인 배송 경쟁까지 심화되고 있다”며 “적자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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