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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평양 도착 후 8시간 넘게 연락두절 된 한국축구대표팀. 평양 원정의 우려는 금새 현실로 다가왔다.
벤투 감독을 비롯한 축구대표팀이 14일 중간기착지인 중국 베이징의 서우두공항을 떠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10분경이다. 평양 원정을 떠난 선수단은 대한축구협회와 14일 자정까지도 연락을 주고 받지 못했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는 21세기에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이렇게 장기간 연락이 두절되는 지역은 거의 없다. 분단 국가인 남북한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평양원정을 떠난 대표팀이 사실상 반나절 이상 깜깜 무소식인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대표팀은 순안공항 도착 직후 경기 장소인 김일성경기장으로 곧바로 이동했다. 당초 숙소인 고려호텔에 여장을 푼 뒤 경기장으로 향하는 스케줄이었다. 연락이 되지 않다보니 왜 예정된 동선대로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벤투 감독과 대표 선수로 나선 수비수 이용은 북한기자 5명만 참석한 공식 기자회견을 마쳤고, 이후 오후 8시부터 1시간동안 대표팀은 김일성경기장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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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의 평양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린 기자회견과 공식훈련 사진은 선수단에서 촬영한 것이 아니었다. 축구협회가 아시아축구연맹(AFC)을 통해 확보한 것을 국내 취재진에게 배포했다. 공식 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숙소인 고려호텔로 돌아와 그제서야 체크인을 하면서 평양에서의 첫 날 일정이 마무리했다. 이 날 밤에는 경기를 앞두고 양 팀의 매니저 미팅이 이뤄지기도 했다.
축구대표팀의 평양 첫 날 일정과 관련된 모든 정보들은 선수단이 아니라 AFC 경기 감독관이 축구협회 관계자와의 연락을 통해 확인해 준 것들이다. AFC 경기 감독관을 통해 소식을 전달받지 못했다면 벤투호의 평양 첫 날 일정과 동선을 당일에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을 수 있다.
이번 평양 원정은 성사단계부터 많은 논란과 잡음이 있었다. 그리고 낯선 환경으로 인해 다른 원정보다 힘든 일정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다. 결국 평양 입성 첫 날부터 선수단과 축구협회가 장시간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29년만에 남자축구대표팀의 평양원정은 ‘깜깜이 원정’으로 기억될만하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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