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송성문 \'재역전이다\'
키움 송성문.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우승만 하면 좋겠습니다.”

입대를 앞둔 키움 송성문(23)의 가장 간절한 목표다. 시기상조일 수 있지만, 완전히 상승세를 탄 키움의 현재 기세라면 송성문의 꿈도 그리 먼 얘기는 아니다.

키움은 1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KBO 리그 SK와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8-7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SK가 경기 초반 2회 연속 홈런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지만, 키움의 기세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키움은 6-7로 한 점 뒤진 8회 김웅빈과 김규민의 연속안타로 7-7, 다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예상치 못한 키움의 대반격에 SK는 완전히 분위기를 내주고 말았다.

승부에 쐐기를 박은 이는 다크호스 송성문이었다. 이날 송성문은 8회 1사 2, 3루 상황 김혜성 대타로 타석에 섰다. 장정석 감독의 대타 카드는 제대로 적중했다. 송성문은 문승원의 초구 슬라이더를 공략, 2루타를 쳐내 3루에 있던 김규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키움은 송성문의 결승타로 2차전 승리까지 가져와 한국시리즈 문턱까지 올라섰다.

이날 경기 직후 송성문은 “선발이 아니라도 언제든 대타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감독님의 믿음에 꼭 보답하고 싶었다. 기대에 부응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밝혔다.

유독 가을 문학구장에서 강했던 송성문이다. 송성문은 지난해 PO 1차전에서도 SK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1차전 승리는 놓쳤지만, SK를 끝까지 괴롭히며 팀의 다크호스로 자리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를 회상하던 송성문은 “지난해 홈런 2개가 임팩트가 크긴 했지만, SK 투수들 공이 정말 좋다. 그래서 정규시즌에는 딱히 좋은 기억은 없다. 오늘(15일)도 투수 실투 때문에 운이 좋게 (타구가) 잘 먹힌 것 같다”고 겸손히 답했다.

팀에 대한 애정어린 말도 잊지 않았다. 송성문은 “방심하지 않고 경기하겠다. 준PO때도 3승 1패로 잘 견뎌서 지금 팀 분위기도 좋다. 이 기세를 이어가서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야수는 투수를 믿고, 투수는 야수를 믿고 있다. 언제든지, 뭐든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래서 더 집중력이 발휘되고 있다”며 승리의 공을 팀에게 돌렸다.

2차전 승리의 주역이 됐지만 주전 욕심은 내려 놓은 송성문이다. 그는 “사실 올시즌을 끝내고 군대에 가야 한다. 그 전에 꼭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며 “상무 지원서는 이미 준비해뒀다. 올시즌 전반적인 성적은 조금 아쉽지만, 군대 다녀와서 조금 더 발전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송성문은 “3차전부터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해도 괜찮다. 우승만 하면 좋겠다. MVP 같은 개인 타이틀도 없어도 된다”며 크게 웃었다.

지난해에도 SK와 한국시리즈 길목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쳤지만, 당시에는 문학에서 2연패를 당한 뒤 홈 팬들을 만나야 했다. 올시즌은 다르다. 2연승 후 고척으로 가는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가볍다. 이제 송성문은 창단 후 첫 우승이라는 꿈을 가슴에 새긴 채 입대 전 마지막 가을을 위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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