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키움 이지영이 4회초 2사1루 우전안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삼성 때 얻은 경험 키움에서 잘 써먹고 있습니다.”

올시즌 키움에서 야구인생의 새 전기를 연 이지영은 SK와의 플레이오프(PO) 1차전 승리 후 이같이 말했다. 그의 말처럼 키움은 포스트시즌에서 삼성 시절 수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이지영의 ‘우승 DNA’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포스트시즌 돌입 전 일찌감치 전원필승조 전략을 쓸 것이라고 공언했다. 축적된 데이터와 상대 타자와의 상성을 바탕으로 적재적소에 투수들을 투입하겠다는 것인데, 지금까지 장 감독표 ‘벌떼 야구’는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필승조를 따로 정해놓지 않아 어떤 투수들이 나올지 전혀 예측하기 힘든 키움 벤치의 마운드 운용에 상대 팀도 고전하고 있다. 이미 키움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투수 투입 기록을 세웠다.

키움 마운드 전략의 성공에는 많은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포수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이지영의 활약은 군계일학이다. 박동원, 주효상이 포스트시즌 포수 엔트리에 함께 이름을 올렸지만 박동원은 부상으로 포수 마스크를 끼기 힘든 상황이고, 주효상은 경험 측면에서 중요한 순간 내보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책임감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지만 이지영은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100% 수행하며 키움의 마운드 혁명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이 단기전에서 큰 빛을 발하고 있다. 벌떼 마운드의 주역들도 이지영의 경험을 믿고 편안하게 자신의 공을 뿌리고 있다며 효과를 증명한 바 있다.

2019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키움 투수 오주원이 경기 후 포수 이지영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PO 전 경기 선발 포수로 출전한 이지영은 “선발로 나간다고 특별히 준비하는 건 없다. 그냥 경기 후 잘 쉬고 잘 먹으면 된다”며 준비과정이 평소와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삼성 소속으로 쌓은 많은 우승 경험도 키움 선수단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지영은 “삼성 시절엔 좋은 투수들에게 많은 걸 배웠다. 지금 키움에도 경험많은 투수들이 많다. 난 그저 투수들이 편하게 던질 수 있게 도와주면 된다. 지금은 경기에 나가는 것만으로 즐겁다. 출전해서 내 역할만 잘하면 나머지는 동료들이 잘해줄 것”이라며 키움의 우승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모두 쏟아부을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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