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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혜라 기자]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Seoul International Aerospace & Defense Exhibition 2019, ADEX 2019)’가 열린 성남 서울공항을 17일 찾았다. 에어쇼 등 각종 볼거리가 제공되는 이 자리에서 국내·외 유수 항공·방산업체들은 각 사 전시존을 마련했다.
업체들이 업계 특성상 위용을 갖춘 주력 제품들을 앞다퉈 전시한 가운데, 기자의 눈길을 끈 것이 있었다. 천궁, 비궁 등 주력 유도무기가 다양하게 마련된 존 한 켠에서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근력증강로봇’이 시현되고 있었던 것. LIG넥스원의 근력증강로봇 브랜드 ‘LEXO(Lower Extremity eXOskeleton for Soldiers)’는 인체의 동작의도를 인지해 그 동작에 따라서 인체 근력을 보조하거나 증폭시킬 수 있는 착용 시스템이다. 언뜻 보조·재활기구처럼 보이는 이 제품에는 LIG넥스원만의 10여년의 고민이 녹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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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거운 짐도 거뜬히…軍넘어 실생활 적용엔 단순화 필요
근력증강로봇의 외관은 로봇보다는 우리에게 친숙한 등산가방처럼 보였다. 착용자의 등과 맞닿는 본체 상단, 안전장갑과 연결되는(무게를 지지하는 핵심 줄) 지지 줄, 다리에 고정하는 하체부분으로 구성되었으며 총 1m 정도의 길이다.
관람객들은 맨손으로, 이어 로봇을 착용한 후 26kg의 박스를 들게 된다. 기자는 시험 삼아 맨몸으로 박스를 들어보려 시도했다. 결과는 실패. 앞서 30대 남성의 맨손투혼으로도 불발된 것으로 보아, 여기자의 가냘픔(?)때문은 아니었으리라.
가방을 매듯 로봇을 착용하면 연구원 두 명이 장갑을 끼워주고, 양 다리에 하체 부분을 고정할 수 있게 돕는다. 관람객들이 순식간에 몰려 연구원과 기자가 당황했다. 일반적으로 남성들에 비해 부족한 힘을 가진 여자도 로봇의 도움을 받아 무거운 박스를 드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한 눈치였다. 박스를 들어올릴 때까지 직원의 도움을 받아 일어섰다. 이어 직원이 박스에서 손을 뗐다. 맨손으로 꿈쩍하지도 않던 26kg의 박스가 체감상 1/10 수준으로 가벼워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몇 분을 서 있었지만 무게가 더해지는 느낌은 없었다.
미래 보병체계의 핵심기술로써 개발이 됐다고는 하나, 특성상 쓰임이 많을 것 같았다. 박정재 LIG넥스원 연구원은 이에 대해 “착용로봇 시장 선점을 위해 2010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그 결과 자체 브랜드 LEXO로 유압 파워팩, 센서처리 보드, 제어 알고리즘 등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며 “향후 군수 분야뿐만 아니라 소방, 실버산업, 농·산업 등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고 말했다.
체험 후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개인에 따라 장비 자체 혹은 착용의 과정이 한 개의 짐을 들어올리는 결과에 비해 다소 과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 로봇을 착용한 후 보행 및 차를 타고 이동할 때 불편함이 없고, 착·탈복이 간소해진다면 보다 빠른 시일내에 다양한 분야에서 LEXO를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hrle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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