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병살로 만루 위기 넘긴 린드블럼
두산 선발투수 린드블럼이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두산과 키움의 한국시리즈 1차전 4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키움 김규민을 병살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친 뒤 1루수 오재일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린드블럼은 4회초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으나 무실점으로 넘겼다. 2019. 10. 22.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박영길 스포츠서울 객원기자] 한국시리즈(KS) 단기전 1차전은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주도권을 쥐고 있는 선발투수가 어떤 피칭을 이어가느냐에 경기의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다.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키움의 KS 1차전 경기 초반 두산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은 1회 먼저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제구력과 볼배합, 스피드 모두 나쁘지 않았다. 2회부터 안정을 찾아 나갔고, 4회 만루의 위기상황에서도 포수 박세혁과 호흡을 맞춰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볼배합으로 기민하게 대처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키움 요키시도 초반 피칭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주자를 내보내고 4회 무사 1루에서 보크를 범하는 등 흔들리기 시작했고, 수비실책에 포수의 송구에 얼굴을 맞는 불상사까지 겹치는 등 무너지고 말았다. 두산은 이 틈을 타 4점을 추가하며 6-1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6회초 수비에서 두산 벤치가 린드블럼을 강판시키고 불펜을 일찍 가동한 건 아쉬움이 남는다. 윤명준이 2피안타 1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허용하며 내려갔고, 뒤를 이은 이현승도 승계주자의 득점을 막지 못해 6-4 추격을 허용했다. 이후 이형범 권혁 등을 이어던지게 했지만 7회에도 2점을 더 내줘 6-6 동점이 되고 말았다.

포스트시즌 단기전은 기세 싸움이다. 린드블럼은 컷패스트볼 제구가 마음 먹은대로 안되긴 했지만 5회가지 투구수가 90개에 불과했다. 더군다나 두산 불펜에는 린드블럼보다 나은 구위를 지닌 선수가 없다. 최소한 100개 이상, 6회까지 더 끌고 갔으면 어땠을까. 실제 키움 타자들은 린드블럼에게 좀 위축됐고 서두르는듯한 타격을 했지만, 뒤를 이어 등판한 두산 구원투수들을 상대로는 자신있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5년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선 굵은 야구로 승부사 기질을 유감 없이 자랑했다. 기세가 필요할 땐 투구수 등에 상관 없이 끝까지 밀고 나가는 뚝심을 보이곤 했는데 의외의 투수운용을 했다. 혹시 5점차 정도는 두산 불펜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자신했을까. 아니면 다음 경기 투수운용까지 너무 멀리 내다봐서였을까. 만약 5점차 승리를 자신했다면 아쉬운 판단이었다. 키움 타자들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무서운 응집력과 파괴력을 발휘했다. 무서운 상승세는 정규시즌보다 훨씬 강했다.

두산은 9회 1사 만루에서 오재일의 끝내기 안타로 7-6으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투수교체 타이밍으로 진땀승부를 연출했다. 한순간의 선택이 경기흐름을 뒤흔들었다.

박영길 전 롯데·삼성·태평양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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