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
롯데 복귀가 유력한 노경은이 31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스포츠서울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하고 있다. 상동 | 김용일기자

[김해=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그저 ‘잘하겠다’, ‘몇 승 하겠다’가 아니다. 내년 시즌 끝나고 한 번 봐달라.”

롯데 복귀가 유력한 노경은(35)이 계약서에 최종 사인하지 않은 탓에 조심스럽게 한마디, 한마디를 이어갔다. 그러다가 ‘최종적으로 복귀가 확정됐을 때 목표와 각오’를 묻자 목소리 톤이 확 바뀌며 이같이 힘줘 말했다. 자신감이 묻어났다. 스스로 공백기에도 충실히 몸을 만든 결과를 내년 반드시 증명하겠다는 의지로 가득했다.

노경은은 지난달 31일 롯데 마무리 훈련이 진행 중인 김해 상동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롯데와 다시 계약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 계약하면 무조건 성적으로 증명하고 싶다. 수치로 목표를 말씀드리지 않겠다. 오로지 내년 시즌 끝나고 평가해달라”고 강조했다. 올시즌 ‘FA(프리에이전트) 미아’로 지낸 노경은은 롯데 구단의 배려로 마무리 훈련이 진행 중인 상동구장에 나와 몸을 만들고 있다. 아직 롯데 복귀가 확정된 건 아니지만 롯데는 성민규 단장을 중심으로 노경은의 현재 상태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르면 내달 4일께 최종적으로 복귀 조건에 합의하고 계약서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내년 만 36세인 노경은이 지난 1년의 공백을 얼마만큼 빨리 극복하느냐다. 노경은은 공백기 동의대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충실하게 몸을 만들었다. 그러나 실전 경기를 오래 치르지 않았기에 물음표가 뒤따른다. 우선 롯데는 노경은이 복귀하면 호주리그 팀인 질롱코리아 파견 멤버로 합류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일단 노경은은 실전 감각 우려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난 나름대로 올해 100이닝 이상 던졌다고 생각한다. 동의대에서 배려해줘 실전처럼 선발 로테이션 형태로 돌면서 타자들을 두고 공을 던지는 일이 잦았다. 한 번은 마운드에서 내려오지 않고 120개를 던진 적이 있다. 선발 완투하듯 던졌는데 동의대 선수에게도, 내게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노경은은 지난 1년간 가장 그리웠던 부분에 대해 “롯데만의 팀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가 올 시즌 성적은 최하위였지만 정말 분위기는 늘 1위라고 생각한다. 내가 경험도 했고 올 시즌 들었던 것도 있다. 내가 아는 롯데는 아무리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선·후배 관계라도 친한 친구처럼 지내는 구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훈련할 때 웨이트트레이닝장 등 훈련장을 혼자 섭외하는 등 불편함은 있었지만 그보다 더 아쉬웠던 건 이러한 단체 생활, 팀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상동구장에서 단체훈련에서만 열외인 노경은은 이날 역시 캐치볼, 불펜 투구를 하다가 내야 수비 등 단체 훈련에 들어가자 짐을 챙기고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중 유일하게 ‘자이언츠’가 적힌 유니폼을 입지 않고 개인 운동복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가슴에 자이언츠 로고를 달 날이 가까워졌다. 그의 눈빛은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가득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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