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운 조건을 얻었다.
박 감독은 지난 5일 베트남축구협회와의 재계약을 확정, 발표했다. 베트남 축구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계약기간은 ‘2+1’ 구조다. 기본 2년에 연장 옵션 1년이 추가됐다. 일단 2022년까지는 계약이 이어지고, 상황에 따라 1년을 추가로 연장하는 조건이다. 당초 베트남축구협회에서는 3년 계약을 원했으나 박 감독 측에서는 2년을 원했고, 조율 끝에 절충안이 나왔다. 박 감독은 최대 3년, 2023년까지 베트남 축구를 이끌 수 있게 됐다. 박 감독이 2017년 10월 사령탑에 올랐으니 5년 넘게 베트남을 이끌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우려했던 독소조항도 모두 빠졌다. 당초 베트남축구협회는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각종 대회에 성적을 은근히 요구하는 등 일종의 ‘밀당’을 벌였지만 박 감독이 지난 2년간 세운 업적을 고려해 박 감독이 큰 걱정 없이 팀을 이끌 수 있게 했다. 만에 하나 일시적인 부진을 겪는다 해도 쉽게 경질할 수 없는 조건은 마련됐다. 변수가 많고, 쉽게 감독을 바꾸는 동남아시아 축구 성향을 미루어 볼 때 베트남축구협회가 박 감독에게 최대한 좋은 대우를 했다고 볼 수 있다. 박 감독 입장에선 마음 놓고 팀을 이끌 환경이 조성됐다.
박 감독은 금전적으로도 만족할 만한 수준의 대우는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박 감독 연봉에 대해 밝히지 않기로 했다. 워낙 예민한 부분이라 박 감독은 물론이고 베트남축구협회는 연봉을 비밀로 하는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할 만큼 보안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다만 지난 2년간 박 감독 연봉이 대략 3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으로 상승한 것은 분명하다. K리그 유명 지도자는 물론이고 역대 국내 축구대표팀 감독 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박 감독은 광고 수익을 베트남축구협회와 나눴는데, 앞으로는 박 감독에게만 수익이 돌아간다. 지난 2년간 올린 성과에 걸맞는 대우를 받는다고 볼 수 있다. 박 감독 역시 “저도 프로페셔널이기 때문에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라고 말한 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결과다.
박 감독은 2년간 23세 이하(U-23) 대표팀과 A대표팀 사령탑을 겸임했다. 워낙 많은 대회를 병행해야 해서 박 감독은 A대표팀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장관이 직접 나서 만류할 정도였다. 결국 박 감독도 이를 받아들이고 기존에 하던 대로 U-23 대표팀과 A대표팀을 모두 이끌기로 했다. 박 감독 측근은 “이 부분은 양보하지 못했다. 박 감독을 향한 신뢰가 워낙 크다. U-23 대표팀을 다른 지도자에게 맡기지 못할 만큼 의지하고 있다. 어려운 과제이지만 박 감독도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U-23 대표팀 선수들의 수준도 괜찮아 앞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대신 소집 시기와 코칭스태프 선임 등의 문제는 박 감독이 전권을 쥐고 결정하기로 했다. 두 팀을 모두 운영하려면 팀으로 움직여야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박 감독 구상에 따라 탄력적으로 선수들이 소집하고 대회에 임하는 맞춤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