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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SK 문경은 감독(왼쪽), 원주DB 이상범 감독(가운데), 인천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제공 | KBL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최근 KBL은 3강 체제로 흘러가고 있다. 초반부터 우승후보로 꼽혔던 서울 SK와 원주 DB, 인천 전자랜드가 상위권을 형성했다.

사령탑들의 예상대로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3팀의 강세는 뚜렷하다.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SK는 지난 10월 1일 진행된 미디어데이 때부터 모든 팀들의 견제 대상이었다. 우승 후보로 꼽힌 만큼 각오도 당당했다. 문 감독은 “이번 시즌 준비 과정이 좋았다. 부상도 없었다. 우리 팀은 ‘희조스’ 전략을 앞세우겠다. 희생, 조직력, 스피드를 내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문 감독의 전략은 그대로 적중했다. 경기당 평균 득점 1위(84.3), 평균 실점 2위(76.7)로 공수 모두에서 부족함 없는 성적을 거뒀다. 여기에 자밀 워니라는 든든한 외국인 선수의 합류로 힘을 더했다. 워니는 16경기에서 평균 20.69점, 10.13 리바운드로 제 몫을 했다. 워니 이전 공격의 한 축을 맡았던 베테랑 포워드 애런 헤인즈도 꾸준히 백업의 역할을 다하는 중이다. 평균 12분 12초를 뛰고 있지만, 10.6점, 4.6리바운드, 2.1어시스트로 보탬이 됐다. 김선형, 최성원, 전태풍 등 빠른 스피드를 보유한 선수들까지 부지런히 뛰며 뒤를 받치고 있다.

DB도 부상 악재를 이겨내고 순항 중이다. 최근 3연승을 달리며 단독 2위에 올라있다. 부상자 속출에도 경기력은 더 견고해지는 모양새다. 미디어데이 당시 DB 이상범 감독은 “이번 시즌 부상 선수가 많았고 외국인 선수들 역시 부상으로 교체됐기 때문에 시즌 초반 난항을 겪을 것으로 생각한다. 1,2 라운드만 버틴다면 후반 라운드에서는 치고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감독의 걱정대로 시즌 초반 에이스 허웅과 윤호영이 부상으로 멈칫했다. 윤호영은 발등 미세 골절로, 허웅은 허리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다른 선수들이 공백을 메우고 있다. 칼렙 그린은 최근 4경기 평균 27득점으로 치나누 오누아쿠가 주춤한 사이 에이스 역할을 해줬다. 짧은 휴식기를 가진 허웅과 윤호영이 제 컨디션을 갖추고 돌아온다면 경기력은 더 올라갈 수 있다.

3위에 올라있는 전자랜드도 기대 이상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2연패로 멈칫했지만, 초반 성적은 ‘선방’에 가깝다. 이번 시즌 전자랜드는 변화의 바람을 탔다. 지난 시즌까지는 장신 선수들을 앞세워 포워드 중심의 플레이를 했다. 그러나 올여름 장신 포워드 정효근이 군입대를 하며 전력의 중심을 가드라인에 뒀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도 “포워드 라인의 이적, 군입대 등 선수 변화가 많았다. 가드라인의 활약에 따라 성적이 갈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낙현과 섀넌 쇼터를 앞세워 가드라인을 잘 구축했고, 머피 할로웨이와 이대헌 등이 높이 보완에 나섰다. 강상재는 국내 선수 리바운드 1위(104개)에 오를 정도로 수비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내세울 만한 스타플레이어 없이도 막강한 조직력을 앞세워 예상 밖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상위권에 올라있는 사령탑들의 자신감에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시즌 초반이기에 성적 단언은 시기상조일 수 있지만, 좋은 흐름을 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당당한 출사표를 품은 3팀은 초반 레이스부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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