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LG 마운드에 오른 장원삼
장원삼이 LG 시절인 지난 7월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 8회초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미래 지향적인 ‘리모델링’ 화두를 내건 롯데는 약점으로 꼽힌 포수진에도 즉시 전력감 베테랑 자원을 영입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1994년생 지성준을 트레이드로 데려오는 등 공격적인 행보다.

다만 마운드는 조금 다르다. 올해 ‘FA 미아’로 공백기를 보낸 노경은(35)을 비롯해 LG에서 방출된 장원삼(36) 등 선수 황혼기를 보내는 자원과 손을 잡았다. 성민규 단장과 허문회 감독을 중심으로 장기 레이스 경쟁력에서 최우선인 마운드만큼은 뎁스 강화를 우선으로 하면서 여러 가지 밑그림을 그렸다. 또 서준원 등 지난해 많은 이닝을 소화한 젊은 선수를 보호하면서 귀감이 될만한 베테랑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일찌감치 새 단장-감독 체제에서 리빌딩이 아닌 리모델링을 강조한만큼 무조건 젊은 선수 위주의 개편이 아니라 특수 포지션에 필요한 베테랑 DNA는 확실하게 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성 단장은 28일 본지와 통화에서 “경험의 의미를 보자면 타자와 투수는 다른 면이 있다. 장기 레이스에서 타선은 어린 선수로 꾸릴 수 있다. 타자는 실전 타석에 들어서야만 유의미한 경험치가 쌓인다. 그러나 투수는 마운드 뿐 아니라 훈련 과정, 2군 무대에서도 충분히 실전 경험치를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에 잠재력 있는 투수가 많은데 이들이 성장하려면 실전 마운드에서 경험 있는 꾸준히 일정 이닝을 소화하고 스트라이크를 잡아줄 베테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경은이나 장원삼 등 클래스를 지닌 베테랑이 많은 승수를 챙기지 않더라도 5이닝 안팎으로 이닝을 책임져 준다면 큰 힘이 된다는 의미다. 그는 “장원삼 영입을 두고 일각에서 ‘롯데가 노인정이냐’는 비난도 하는데 현실적으로 우리 1군에서 선발 공백이 발생했을 때 대체할 만한 자원이 누가 있느냐”며 “한 시즌 144경기 9이닝으로만 계산에도 1296이닝인데 선발 5명과 1년 50~60이닝 소화하는 일부 중간 투수만으로 해결이 안 된다. 누군가 승부처에서 확실하게 막아줘야 경기 운영이 되는데 ‘계산이 서는 투수’가 필요했다. 그게 바로 노경은과 장원삼”이라고 강조했다.

또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는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야 타구 수비도 원활하게 된다”며 “이전처럼 그저 젊은 선수가 마운드에 오르면 볼넷 남발하고 수비가 무너진다. 그게 전염병처럼 팀의 내림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무엇보다 선발 자원인 서준원만 하더라도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른 적이 없다. 박세웅도 팔꿈치 수술을 이겨내고 올해 복귀하긴 했지만 부상 변수에 늘 놓여 있다. 변수에 무난하게 대응할 수 있는 건 풍부한 경험을 지닌 베테랑 투수다. 그는 이 밖에 배장호, 이대호 등 투타에 잔류한 베테랑에 대해서도 “그라운드에서 경기력 뿐 아니라 모범이 되고 리더십을 발휘할 존재”라며 차기 시즌 그라운드 밖에서 존재 가치도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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